이달부터 6억 이하 아파트에 대한 대출 한도가 확대되면서 중저가 아파트로 매수가 몰리고 있다.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리는 등 ‘6억 키맞추기’도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7월 들어 거래된 5억 중후반 대 아파트(1층 제외)가 모두 신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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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니면 못 산다”…6억 이하 아파트로 몰린 무주택자들
15일 국토부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구로구 고척동 경남2차아파트(전용 59㎡)은 5억 9000만원에 지난 7일 손바뀜했다. 지난 1월 매매가 5억 3000만원보다 6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현재 이 아파트의 호가를 보면 세입자가 있는 경우 5억 6000만원, 세입자가 없어 즉시 입주가 가능한 매물은 5억 95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인근 D공인은 “집주인들도 6억 이하 아파트까지는 매수자들이 몰린다는 걸 안다”며 “그 턱 밑까지는 부담없이 가격을 올리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심지어 보금자리론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에서도 제외된다. 7월부터 DSR이 차주별로 40%를 넘을 수 없는데 보금자리론은 규제에서 벗어나, 소득이 적어도 3억 6000만원을 모두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연간 17만 가구가 이용할 정도로 무주택자에게는 ‘꼭 한 번쯤은 받아야 하는 대출 상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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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 자리에서 호가 올린다”…중저가 단지 상승세 계속 될 듯
심지어 노원구 공릉동 공릉삼익4단지(전용50㎡)은 이달 들어 두 건의 거래가 성사됐고, 모두 신고가를 갱신했다. 1월까지만해도 4억 9000만원이었던 매매값이 반년만에 1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인근 C공인은 “집주인이 그 자리에서 집값을 올리는 경우가 최근 들어 흔해졌다”며 “매수자들은 6억 이하라면 ‘그래도 사자’는 심리가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수자들의 대다수가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거나 30대 직장인들”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6억 이하 중저가 아파트의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소득을 뛰어넘는 무리한 대출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6억원 이하 아파트가 점점 귀해지면서 무주택자들의 매수 행렬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 및 수도권의 6억원 이하 아파트의 키맞추기가 뚜렷해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앞으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집값 조정 등의 가능성 등을 염두할 때 본인의 소득을 넘어서는 무리한 대출을 통한 내집 장만은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