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포럼2020]"바이오 테마주 득세…옥석 가려야"

"테마주가 시장 교란..선별적 투자 필요"
CMO·진단키트·독감 백신주 주목
“휴젤·오스코텍, 코로나 무관하지만 최선호주”
  • 등록 2020-08-25 오후 3:47:33

    수정 2020-08-25 오후 3:47:33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올해 증권시장에서 가장 ‘핫’한 종목은 뭐니 뭐니 해도 ‘바이오’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 이후 코스피(유가증권) 시장의 의약품 종목 주가지수는 저점 대비 118% 올랐다. 코스닥 제약 지수는 무려 137% 급등했다.

코로나19의 대표적인 테마주인 신풍제약(019170) 시가총액은 한때 8조원까지 불어나며 제약주 중 시총 1위를 기록했다. 이 회사 제품인 피라맥스가 아직 임상도 시작하지 않았으나 투자자가 몰린 것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5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에서 열린 ‘2020 이데일리 하반기 투자 전략 포럼’에서 “코로나19 테마주가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면서 “옥석(玉石)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제약·바이오주 ‘묻지마 투자’에 편승하기보다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이 25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KG하모니홀에서 열린 ‘2020 이데일리 하반기 투자 전략 포럼’에서 ‘제약바이오 섹터, 주가 상승에는 이유가 있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선 연구원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성장 가능성이 크고 기초체력(펀더멘털) 개선 기대감이 큰 기업군을 콕 짚었다. △의약품 위탁 생산(CMO) 기업 △코로나19 진단 키트 생산 기업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업 등이다.

선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SK케미칼 등 CMO 기업의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와 백신 위탁 생산을 위한 대규모 수주 계약을 연이어 맺으며 향후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실제 개발에 실패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만큼 수주한 내용이 정말 이행되고 연구·개발(R&D)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단 기업의 경우 연초 우후죽순 등장했던 코로나19 진단 키트 회사가 정리되면서 주가 거품이 빠지고 우량 기업이 살아남는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진단 키트 대장 주인 씨젠(096530)을 꼽았다. 선 연구원은 “코로나19가 확대될수록 씨젠 같은 기업이 호재를 볼 것”이라며 “진단기업 실적은 (옥석 가리기 후인) 올해 4분기(10~12월)가 2분기(4~6월)보다 좋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업은 시장의 주목도에 비해 그 수가 매우 적다고 평가했다. 선 연구원은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서 현재 임상 단계에 있는 기업은 제넥신(095700)메디톡스(086900) 2곳뿐”이라며 “이미 다른 병의 치료제로 허가받은 의약품을 코로나19 치료에도 써보는 신약 재창출 방식의 치료제 개발 기업과 다르게 백신의 경우 신규 물질을 개발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 숫자가 매우 한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외려 코로나19 백신보다는 녹십자(006280) 등 독감 백신 개발·생산 기업이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선 연구원은 “올가을 독감과 코로나19가 같이 유행하면 코로나 백신이 없다 보니 독감 백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의 무료 백신 물량도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해 독감 바이러스 백신 생산 기업이 코로나 수혜 주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19와 무관하게 뚜렷한 실적 개선 추세를 보이는 제약·바이오 기업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셀트리온(068270) 등이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등 위탁 생산 수주 물량과 별개로 이미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는 이야기다.

종근당(185750), 유한양행(000100), 한미약품(128940), 올릭스(226950), 오스코텍(039200), 제넥신(095700) 등도 이와 유사한 종목으로 분류했다. 선 연구원은 “올릭스는 2대 주주인 휴젤(145020)이 보유 주식 20만 주를 대량 매도하며 다른 종목보다 주가가 저평가돼 있지만, 향후 대규모 기술 이전 계약 기대감을 고려하면 지금 가격대가 매수하기에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오스코텍의 경우 올해 말쯤 임상 2a상이 완료될 예정인 경구용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SYK 저해제)의 유효성이 입증되면 대규모 기술 이전 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가치가 미반영돼 있지만 감히 말하면 오늘 사는 게 저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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