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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윤리위는 하 최고위원 징계안 상정을 포함한 결과를 31일 회의 직후 밝혔다. 송태호 윤리위원장은 우선 하 최고위원의 징계 절차 돌입에 대해 “당헌당규를 위반한 점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사회적 물의를 야기했다는 것을 위원들이 다수 인정해서 절차 밟는다”고 설명했다. 징계 심사 일정에 대해서는 “준비가 되면 다음 회의에서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하태경 “오해 있는 듯…적극 소명할 것”
앞서 하 최고위원은 22일 당 최고위에서 손 대표의 독단적 당 운영을 지적하는 취지에서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혁신해야 하는 게 정치가의 숙명”이라며 “혁신을 못 해 몰락한 정치인을 수없이 봤다”고 말했다.
이후 해당발언이 ‘노인폄하’라고 공격을 받게 되자 하 최고위원은 다음날(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내 문제를 두고 치열한 논쟁 중이기 때문에, 표현 하나하나가 평소보다 더 정제됐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그 다음날(24일) 최고위에는 손 대표를 향해 ‘90도 사과’와 함께 “‘정치의 금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하 최고위원의 사과에도 일부 당원들은 ‘정신퇴락’ 발언을 윤리위에 제소했고, 결국 징계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다만 하태경 최고위원과 함께 올라온 유승민 전 대표, 이찬열 의원, 이준석 최고위원의 징계 논의는 무산되면서, ‘당원권 정지 1년’을 받았던 이언주 의원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유 전 대표는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에 올리려는 당 지도부를 겨냥해 ‘문재인 정권 하수인’, ‘민주당 2중대’에 빗대 비판했다는 이유로 제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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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난달 5일 당시 바른미래당 소속이던 이언주 의원은 손 대표를 향해 ‘찌질하다’고 비난한 등의 이유로 당원권 정지 1년을 받았다. 이 의원과 나머지 인사와 비교하면 과연 형평성에 맞느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퇴진파는 하 최고위원 징계안 상정과 관련한 음모론을 내놓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퇴진파 무력화론’이다. 현재 최고위는 당권파 4인, 퇴진파 5인으로 손 대표의 뜻대로 운영할 수 없는 구조다. 만약 하 최고위원이 ‘당직 직무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게 되면 최고위는 4대 4 동률이 된다. 바른미래당 당헌 32조 2항 의하면 ‘가부동수의 경우 당대표가 결정권을 가진다’고 돼 있다. 하 최고위원의 당직만 정지하면 손 대표가 최고위를 장악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퇴진파 관계자는 “하 최고위원만 콕 찍어 징계 절차에 돌입한 것은 그 의도가 뻔하다”며 “결국 손 대표가 최고위를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한숨을 내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