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세에 소득세 부담 줄인다
정부가 21일 발표한 ‘2022년 세제 개편안’에 따르면 소득세 하위 2개 과표구간을 상향 조정하고 식대 비과세 한도를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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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는 2008년 이후 과표구간을 유지해왔는데 최근 물가 상승률이 가파르게 오르자 세부담을 낮추기 위해 개편을 추진하는 것이다.
소득세 과표 구간은 현재 △1200만원 이하 △1200만~4600만원 △4600만~8800만원 △8800만~1억5000만원 △1억5000만~3억원 △3억~5억원 △5억~10억원 △10억원 초과 8개로 나눠졌다.
개정안은 하위 2개 구간을 △1400만원 이하 △1400만~5000만원으로 조정한다. 이에 따라 4600만~8800만원 구간은 5000만~8800만원으로 변경된다.
적용 대상은 근로소득자, 종합소득자, 양도소득자다. 기재부가 평균적인 과세표준과 세액을 바탕으로 산출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총급여가 7800만원이고 과세표준이 5000만원인 경우 세액은 기존 530만원에서 476만원으로 54만원 줄어든다.
소득세는 누진세율 구조여서 아래 구간을 적용하면 고소득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 이에 정부는 총급여 1억2000만원이 초과하는 경우에는 근로소득세액공제 한도를 5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줄여 세부담 경감폭이 최대 54만만원이 아닌 24만원이 되도록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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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물가 상승 등에 따른 근로자들의 식사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식대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한도를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높인다.
식대 지급액 수준, 개인별 급여 수준 등에 따라 세부담 경감효과가 달라지지만 평균적으로 산출한 결과 총급여별로 4000만원은 약 18만원, 6000만원은 약 18만원, 8000만원은 약 29만원의 세부담 경감 효과가 예상된다.
이번 일련의 소득세 개편을 통해 인당 최대 83만원의 세제 혜택이 돌아가는 셈이다.
EITC 확대, 주거비·양육비 부담도 줄여
소득세 하위 구간을 상향 조정했지만 과세표준 1200만원 이하인 저소득층이나 면세자의 경우에는 변함이 없어 중산층 위주로 세 혜택이 큰 편이다.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월세액 세액 공제율을 최대 12%에서 15%까지 상향하고 주택임차자금(보증금) 원리금 상환액 소득공제 한도를 연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높인다.
대학입학 전형료, 수능응시료는 교육비 세액공제(15%) 대상에 추가하고 영유아용 기저귀·분유 부가가치세를 영구 면제한다. 18세 미만 자녀 3명 이상을 양육하는 가구는 승용차 개별소비세를 면제한다.
그동안 소득세는 14년간 유지됐는데 경제 성장에 따라 근로자 소득 수준이 늘어나는 만큼 자연스러운 증세가 이뤄졌다. 하지만 소득세 결정세액이 없어 실제 세금을 내지 않는 면세자 비중은 37%에 달해 이번 개편을 통해 면세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고광효 기재부 세제실장은 “(이버 개편으로) 면세자 비중이 한 1%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는데 면세자 비중은 매년 2% 정도 줄어들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면세자 비중 감소세가 줄어들 뿐 중장기로 지속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소득세율 또한 이에 맞추는 ‘물가연동제’ 도입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정부는 추진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고 실장은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면 과표구간을 조정해도 면세자에 대한 혜택이 없고 고소득자에게 혜택이 귀착될 수 있는데다 과세체계가 지나치게 복잡해질 우려가 있다”며 “세 부담의 적정성 확보 필요성, 제도의 형평성, 재정 여건, 과세체계의 복잡성 등을 다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