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학번’인 서울대 2학년 신모(20)씨는 이번 학기부터 대면수업을 수강하면서 학교식당 밥, 학식을 처음 먹어봤지만 “기대 이하였다”고 평가 절하했다. 신씨는 3일 “캠퍼스에 처음 나오다 보니 아무래도 학식에 기대한 부분이 있었는데 실제로 먹어보니까 너무 맛이 없었다”며 “한번 먹고 나서 그 뒤론 친구들과 그냥 다른 식당을 가거나 따로 나가서 사 먹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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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음식은 그대로인데 가격만 오르다 보니 학식의 가성비가 사라졌다고 토로한다. 상대적으로 가격은 저렴하면서 맛과 양이 받쳐줬던 예전과 달라졌단 것이다.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다는 대학생 김모(27)씨는 수년 전 저학년 시절에 먹었던 학생식당 밥을 떠올리면서 “맛은 비슷한데 양은 적고 가격만 오른 느낌”이라며 “가성비가 옛날보다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오랜만에 친구와 캠퍼스를 찾아 대학생 기분을 내보려 했다는 졸업생 이모씨는 “학생식당 와보니 가격이 많이 올라서 이럴 바엔 그냥 천원학식 먹자 해서 먹었다”며 “재료 값이 오른 건 이해하지만 음식에 대한 양질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여대 학생 김모씨는 “재작년까지만 해도 비싸봤자 6000원 정도였는데 학생 식당에 입점한 파스타집은 8000원 정도라 놀랐다”며 “밖에 나가면 저 가격에 웬만한 메뉴를 사 먹을 수 있는데 그냥 밖에서 다른 거 사먹는 게 낫다”고 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학생 식당은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데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이용자 수를 계산하기 어려워지고 물가도 오른 점이 가격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건설현장에 상주하는 식당 ‘함바집’은 가격이 싸고 질도 좋지 않나, 학교도 인원을 고정하거나 가격을 미리 지불해 놓는 방식 등으로 가격 유지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