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천안함`…생존 장병 불참으로 빛바랜 진수식(종합)

9일 오후 신형 호위함 7번함 천안함 진수
장거리 대잠어뢰 홍상어로 적 공격 가능
서욱 "영웅 헌신 기억하겠단 국가약속 지켜"
前함장·생존장병 불참에 반쪽행사 지적도
  • 등록 2021-11-09 오후 4:58:52

    수정 2021-11-09 오후 9:07:16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2010년 북한군에 피격돼 침몰한 천안함이 대잠수 능력을 크게 높인 최신예 호위함으로 11년 만에 부활했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9일 오후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신형 호위함(FFX Batch-II) 7번함인 ‘천안함’ 진수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번에 진수한 천안함은 해군에서 운용 중인 1500톤(t)급 호위함(FF)과 1000t급 초계함(PCC)을 대체하기 위해 건조됐다. 길이 122미터(m), 폭 14m, 높이 35m, 경하톤수는 2800t 규모다.

이날 진수식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을 주빈으로 부석종 해군참모총장과 성일 방위사업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 허건영 국방기술품질원장 등 군 관계자와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 박병석 울산시의회 의장, 손정목 천안함재단 이사장,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과 일부 유족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9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해군의 신형호위함 7번 함인 천안함(FFG-826) 진수식이 열리고 있다(사진=해군 제공).


서욱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천안함을 부활시켜 영웅들의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국가의 약속이 지켜졌다”며 “오늘 진수한 천안함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물론 세계평화에도 기여해 대한민국의 이름을 더욱 빛내줄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초 참석할 예정이었던 최원일 전 천안함장(예비역 대령)을 비롯한 생존 장병 58명이 모두 불참하면서 반쪽 행사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은 천안함 침몰 원인으로 ‘잠수한 충돌설’을 다룬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문제가 없다는 결정에 반발해 불참 의사를 밝혔다. 앞서 최 전 함장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방심위 결정과 관련한 기사를 공유하면서 “대통령은 천안함이 북한 소행이라는데 이들은 어느 나라 기구인가. 내일(9일) 천안함 진수식 참가는 불가하다”고 적었다. 일부선 빛바랜 진수식이라고도 했다.

2010년 4월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진행된 천안함 함수 인양작업에서 침몰됐던 함수가 바지선에 내려지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부활한 천안함은 이전보다 대잠수함 작전 능력을 크게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5인치 함포, 함대함유도탄, 전술함대지유도탄, 근접방어무기체계 등을 갖췄다. 특히 잠수함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대잠어뢰 ‘홍상어’와 원거리에서도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예인선배열음탐기(TASS) 등을 장착해 대잠 작전능력을 대폭 향상시켰다는 평가다.

해군에 따르면 천안함은 시운전 평가를 거쳐 2023년 해군에 공식 인도된다. 이후 전력화 과정을 마친 뒤 해군 2함대의 주력 함정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 수호 임무에 투입될 예정이다.

해군 초계함이었던 옛 천안함은 2010년 3월 26일 서해 백령도 남방 해상에서 경계 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중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을 받아 선체가 반파되며 침몰했다. 당시 피격으로 배에 타고 있던 승조원 104명 가운데 46명이 숨지고, 수색구조 과정에서 한주호 해군 준위도 순직했다.



앞서 정부는 천안함 유족회와 천안함재단 등의 요청에 따라 7번함에 천안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난 3월 함명제정위원회를 거쳐 결정됐다. 2010년 침몰한 초계함은 현재는 해군 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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