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공모가 낮춘 크래프톤, ‘배그’까지 낮춰보지 말아야

공모희망가 고평가 논란 이어져…엔씨도 제쳐
업계선 ‘그냥 뒀어도 됐다’ 반응도
세계적 흥행작 ‘배틀그라운드’ IP 확장에 기대감
공모희망가보다 더 높게 보는 분석 나오기도
  • 등록 2021-07-06 오후 4:12:07

    수정 2021-07-06 오후 9:18:41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게임 이미지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크래프톤이 한차례 낮춘 공모희망가액(40만~49만8000원)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밖에선 고평가 논란이 여전하다. 업계 내 분위기는 갈린다. ‘여전히 높다’는 쪽과 ‘그냥 뒀어도 됐다’는 쪽이다. 후자는 배틀그라운드(배그) 지식재산(IP)에 대한 기대감을 보인다.

회사가 낮춘 공모희망가로 보면 예상 시가총액은 19조원~24조원 수준이다. 18조원대인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를 단번에 앞지른다. ‘엔씨를 앞지르는 것이 말이 되나’는 과격한 비판도 나온다. 현재 주된 관심사는 ‘상장 이후 주가를 유지할 것이냐’다. 이 부분은 예단이 쉽지 않다. 업계도 ‘시장이 결정할 것’이라며 판단을 미루고 있다.

세간에선 크래프톤의 약점으로 ‘원히트(단일 흥행IP)’라는 부분을 짚곤 한다. 그러나 업계는 배그 IP가 국내 업체가 배출한 여러 흥행작과 결이 다르다는 점을 본다. 공모가 논란은 있을지언정, 배그 IP의 잠재력에 대해선 하나같이 엄지를 치켜세운다.

배그는 PC 플랫폼에서 먼저 성공한 슈팅 기반 게임이다. 업계는 PC가 모바일 플랫폼처럼 부침이 심하지 않고 배그의 경우 이른바 손맛이라 불리는 슈팅 조작감에 익숙해지면 경쟁 게임으로 넘어가기가 쉽지 않은 장르라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 슈팅은 한번 성공하면 장수하는 대표적 장르다. 크래프톤은 이 배그를 모바일로도 내놓고 크게 성공했다.

업계가 배그에 가장 크게 점수를 주는 부분은 서구권에서도 성공한 IP라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배그는 국내에서 나온 적이 없는 세계적인 게임 IP다. 확률형 뽑기 아이템 기반이 아닌 유료 패키지로 출시된 것도 특이점이다. 때문에 특정 지역에서 강력한 IP인 던전앤파이터, 리니지 등과 같은 비교 선상에 올려놓기도 애매하다. 사실 배그와 비교할 마땅한 국내 게임 IP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업계는 ‘포스트 배그’를 보고 있다. ‘배그가 메타버스(가상세계 플랫폼)로도 나올 것’이라는 점치는 전문가도 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다. 성공한 IP는 어떤 것으로든 변신하고 확장할 수 있다. 메타버스에 필요한 제반 기술력을 모두 확보한 곳이 바로 게임업체이기도 하다. 대형 게임사라면 메타버스 유행에 언제든 올라탈 수 있는 상황이다.

배그 IP에 높은 점수를 준 증권사도 나왔다. 성공한 IP로 확장성이 크다는 것이다. 메리츠증권은 크래프톤의 적정주가를 72만원으로 봤다. 고평가 논란이 빚어진 최대 55만원선인 기존 공모희망가보다 높다. 배그 뉴스테이트 성공도 점쳤다. 올해 6000억원 예상 매출액을 추정했다.

지난 2일 크래프톤이 출시한 배그 모바일 인도는 정식 출시 24시간 안에 구글플레이 인기 1위, 매출 2위에 올랐다. 현지매체 인디안익스프레스에선 구글플레이에서 10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섰다고 알렸다. 배그 모바일 인도 iOS버전은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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