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와 같이 직장암으로 진단된 환자들의 경우 암이 항문과 가까운 위치에 있어 항문을 보존하기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많응 환자들이 수술을 앞두고 항문을 보존할 수 있을지 가장 크게 걱정을 한다.
대장은 항문에서 약 15cm 이내의 곧게 뻗은 부위인 직장과 그 외 부위인 결장으로 나뉜다. 직장은 배변 시 대변을 배출시키는 역할을 해 결장암과 달리 직장암으로 수술 받는 경우 항문과 가깝기 때문에 그와 연관한 증상인 대변이 가늘어지거나, 잔변감, 혈변, 점액성 대변 등 배변기능에 변화가 올 수 있어 수술 시 기능적인 면과 근본적인 치료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김범규 중앙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과거 직장암 수술이 많지 않았던 때에는 직장의 하부에 암이 발생하면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복부와 회음부를 절개한 후, 항문을 포함한 직장의 일부 국소적인 림프절까지 절제하는 복회음절제술을 무조건적으로 시행해 환자는 영구적인 인공항문를 가지고 살아야했지만, 최근에는 수술 기술의 발전과 보조 항암 약물치료, 방사선 치료의 발달로 점차 항문에 가까운 암도 일정거리만 확보되면 괄약근을 살리면서도 복회음절제와 동일한 치료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 전 항암·방사선 치료 이후 약 8주간의 안정기를 지내고, 수술을 시행하게 되는데, 이때의 수술 방법은 복강경, 개복, 로봇수술을 이용해 시행하게 되며, 환자 및 직장암의 진행 상태에 따라 적절히 선택해 시행하게 된다.
과거 항문에서 가까운 직장암의 대부분 환자들은 항문을 제거하는 복회음절제술을 주로 시행했는데, 이 수술법은 항문 괄약근을 모두 제거하고, 아랫배에 영구적으로 인공항문(장루)을 만들어 배변을 하게 되는 방법으로 환자의 미용적 측면과, 삶의 질 모두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술방법이다. 하지만 수술 전 항암-방사선 치료의 역할과, 다양한 최신 수술 방법 등의 도입으로 점점 항문을 보존하는 보존술식이 늘어나고 있다.
17일 중앙대병원 자료에 따르면 중·하부 직장암에서 복회음절제술의 시행 비율이 34.8%에서 7.4%로 감소했으며, 국내 또 다른 연구결과에서도 암 종양이 항문에서 3~4cm 이내에 위치한 ‘하부 직장암’ 환자에 대해 항문기능을 유지하는 복강경 괄약근간 절제술을 실시해 항문 보존율이 95% 이상 높아져 우리나라의 경우 중/하부 직장암에서 수술 항암-방사선 치료 이후 복강경 수술의 안정성을 증명하고 있다.
김범규 교수는 “과거 개복 수술을 할 당시에는 배뇨 기능을 보존하면서 수술하는 것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을 시행하면서 수술 시야가 7~10배 확대되어 출혈이 거의 없이 자율신경 보존이 용이해져 항문 괄약근까지 충분히 확인 가능해 괄약근 보존도 용이해져 항문에 아주 근접한 경우라도 항문 보존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로봇수술은 다른 수술법에 비해 회복 속도가 빠르고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됐는데, 수술 중 출혈과 수혈 여부, 수술 부위 감염, 수술 후 소변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비율도 낮으며, 더욱 정확하게 암 조직을 제거할 수 있고, 통증도 가장 적다”면서 “하지만 로봇수술의 경우 아직 건강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이 비싼 단점이 있지만 향후 건강 보험이 적용되거나 실비 보험 확대 등이 실행된다면 로봇수술의 역할이 더욱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