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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달러화 대비 페소화 가치는 올 들어 8.5% 상승했다. 연초만 해도 1달러당 19.50페소였지만 7일 기준 18.10페소까지 통화가치가 올랐다. 신흥 중진국으로 함께 묶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7.1%)나 브라질 헤알화(2.4%)보다 좋은 성과다. 코로나19 여파로 페소화 가치가 바닥을 쳤던 2020년 초와 비교하면 통화가치가 37% 넘게 절상됐다.
페소화 가치가 빠르게 회복된 것은 멕시코로 달러화가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지난해 353억달러(약 46조 5960억원) 규모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유치했다. 2015년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이다.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도 최근 멕시코 북부 몬테레이에 50억달러(약 6조 6000억원)를 투자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고금리도 페소화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강력한 긴축적 통화정책을 펴고 있는 멕시코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11.00%까지 올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4.50~4.75%)보다 6.25~6.50%포인트 높다. 금리차를 노린 캐리트레이드(금리가 낮은 나라 통화로 자금을 조달해 금리가 높은 나라 자산을 매입하는 것) 투자자가 늘면서 멕시코로 달러화가 밀려들고 있다.
반면 정치적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오랫동안 멕시코에선 권위주의적 정권과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경제 성장 발목을 잡아왔기 때문이다. 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정부 조직과 법원 독립성을 훼손, 정치적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불확실성이 장기간 해소되지 않으면 환율 등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가브리엘 로자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공개한 메모에서 “투자 확대를 위한 장기 전략이 있었다면 멕시코는 더 일찍 니어쇼어링(지리적으로 가까운 지역으로 공장을 옮기는 것)을 촉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