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돌이켜보면 불과 17년 전.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가 없던 시절에는 비행기를 타는 게 드문 일이었다. 비싼 비용 탓이다. 이런 비행기의 문턱이 낮아진 것은 LCC가 등장한 이후다. 오늘날 LCC는 하나의 교통수단이자, 여행 대중화에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의 LCC 태동기와 고난의 시기, 성장기까지의 역사를 처음으로 기록한 책이 나왔다. 한국 LCC업계 교과서라 할 만하다. 이 역사를 현장에서 지켜본 양성진 전 제주항공 전무가 썼다. 그는 LCC업계 최장 경력을 갖고 있다. 2006년 12월 제주항공의 홍보실장으로 시작해 2018년 12월까지 홍보본부장(전무)으로 재직하며 제주항공과 K-LCC의 ‘입’ 역할을 했다.
| 양성진 전 제주항공 전문가 펴낸 ‘세상을 바꾼 K-LCC’ 책 표지(학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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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CC 업계에서는 15년간, K-LCC 임원회의에는 12년 1개월간 참석하며 K-LCC 태동기와 고난의 시기 그리고 폭풍성장기까지 현장에 있었다. 2010년부터 9년간은 객실승무원 면접관으로 활동했다. 과거 ‘저가항공사’라는 명칭을 ‘저비용항공사’라고 바꾼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책에서 우리나라 LCC들 스스로가 거부하는 ‘저가항공사’라거나 어색한 우리말 표현인 ‘저비용항공사’ 등 갈등을 부추기는 이름으로 부르기보다는 그냥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주는 ‘대한민국 LCC’, 즉 ‘K-LCC’라는 명칭이 가장 알맞고 합리적이라고 제안한다.
LCC는 ‘항공운임의 저가격’을 의미한다기보다는 저렴한 항공운임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 ‘낮은 비용구조를 만들어 낸 항공사’를 가리킨다. 선후가 제대로 바뀐 셈이다. 원문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 LCC는 ‘Low Price Carrier’가 아닌 ‘Low Cost Carrier’일 따름이다.
K-LCC는 2005년에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처음 선을 보인 후 벌써 20년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K-LCC에 관한 체계가 잡히지 않아 그 개념이나 역사가 정리되지 않았고 이로 말미암아 명칭조차 합의되지 않고 있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이는 K-LCC에 관한 전반적인 연구나 저서가 없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LCC와 K-LCC의 비교 개념과 이론적 배경, K-LCC의 설립 및 취항사(史), K-LCC의 대중화로 인해 바뀐 세상 등을 이 책에서 처음 공개한다. 또한 제주항공의 효과와 이를 통해 국내 LCC 시장이 어떻게 바꾸었는지, K-LCC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대해서도 자세히 풀어낸다. 전 세계 LCC의 공통점이나 K-LCC 입사 지원자를 위한 입사 비법까지 담아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