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4시 방송을 시작한 JTBC ‘썰전 라이브’ 진행자는 “이 전 대표의 인터뷰가 예정돼 있었다. 법원의 판단이 나온 뒤에 저희가 이 전 대표 측과도 얘기를 했는데 출연 의사에 변동이 없었다. 그런데 방송 약 2시간 전쯤에 얘기해서 오늘 방송 출연을 하지 못한 점을 시청자 여러분과 제작진께 죄송하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진행자는 “이 전 대표는 휴대전화 꺼놨다”라며 “측근을 통해서 계속 얘기했는데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송에 나와 어떤 얘기를 하든 다 오해의 소지가 될 수 있어서 인터뷰를 못하겠다. 다음 주에 있는 것도 다 취소를 했다’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날 방송에 출연한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을 지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제가 사실 이 전 대표한테 나오지 말라고 했다. 나오면 안 된다. 지금 나와서 무슨 말 하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7월 8일 중징계 났을 때 3주 동안 잠적한 것도 제 이야기 듣고 한 거다. ‘체리 따봉’ 나오고 그 성정을 못 참고 다시 튀어나와서 여기까지 온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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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완승을 거둔 이 전 대표는 급할 것이 없는 데다 소속 정당이 혼란에 처한 상황에서 과도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이 여론의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을 보인다.
이날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본안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법원은 당이 비대위를 설치할 정도로 비상 상황이 아니었고, 비대위를 출범하려고 고의로 ‘위기 상황’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정당 민주주의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비대위에 대해 출범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명분이 없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해석돼 국민의힘이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열린민주당 대변인을 지낸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심기가 비상상황”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 전 대표와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윤 대통령과의 갈등을 상기시킨 것이다.
김 소장은 “(윤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이) 문자로 ‘내부 총질’이라는 게 나왔다고, 지금부터 비상상황 데이라고 선언한 국민의힘의 무리한 결정부터 시작된 것이 자초한 일이라고밖에 말씀드릴 수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윤석열 정부가 담당 수사관을 교체하지 않았는가? 이 전 대표에 대한 수사의 속도를 높이는 것 외에는 출구가 없다고 판단할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