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거리두기에 실업대란 눈앞…구직급여 신청 사상 첫 20만명 돌파

올해 1월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 급감…2004년 이후 최악
구직급여 신규 신청도 20만명 넘어서
"고용환경 어렵지만 2월 이후 개선 기대”
  • 등록 2021-02-08 오후 12:00:00

    수정 2021-02-08 오후 9:35:14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고용한파가 이어지면서 고용보험 가입자수 증가폭이 15만 5000명으로 그쳤다. 이는 2004년 이후 최소 증가폭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 서비스업이 큰 타격을 입은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동시에 정부의 공공일자리 종료까지 겹치면서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20만명을 최초로 넘어섰다. 일각에선 정부의 직접일자리가 구직급여 수혜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정부는 공공일자리 후 구직급여를 받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코로나19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어 2월 이후 고용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남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실업급여 수급 신청을 위해 창구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 급감…2004년 이후 최악

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1년 1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383만 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만 1000명 증가했다. 이는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으로 지난해 가장 낮았던 5월의 15만 5000명보다도 4000명이 낮다.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가 강해지면서 대면 서비스업 중심으로 가입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업 가입자 수는 943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만 2000명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11월(41만 1000명)보다 34%가량 증가폭이 줄었다. △숙박음식 △사업서비스 △예술·스포츠 등에서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크게 줄었다. 특히 음식·음료업은 지난해 9월 감소로 전환된 이후 외식업계가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이달에만 43만 7000명으로 급감했고, 숙박업은 지난해 3월 감소로 전환한 이후 이달 10만 6000명이 줄었다.

지난해 말 종료된 정부의 단기 일자리 영향도 이어졌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해 11월까지 증가폭이 39만 4000명까지 오르며 증가세를 보이다 12월부터 23만 9000명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다 이달 15만 1000명까지 떨어진 것. 실제로 공공행정 분야에서 증가폭은 11월 20만 5100명이었지만 12월 6만 1800명으로 급감했고, 이달에는 2만 8700명 수준에 그쳤다.

거리두기로 인한 파장은 고용시장 전반에 계속 충격을 주고 있다. 택시와 전세버스 등 육상 여객운송업의 전년 동월 대비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 24만 4000명이 줄었고, 영화관운영업은 8만 5000명이 줄었다. 유원지 및 기타오락이 6만 6000명이 줄면서 스포츠오락은 총 9만 5000명이 줄었고, 인력공급 및 고용알선업도 지난달 7만 7000명이 줄었다. 특히 코로나19 직격탄을 받은 여행업은 계속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9만 2000명까지 줄었다.

김영중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특히 숙박·음식업종은 타격이 큰 업종 중의 하나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해당 업종 관련해서는 현시점에서는 가장 중요한 게 일자리 지키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집합제한 업종에 해당이 되기 때문에 저희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시에 휴업 수당을 90%까지 지급하도록 특별 우대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이직자들도 원활히 취업에 연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구직급여 신규 신청도 20만명 돌파…“공공일자리 비중 적어”

코로나19 타격과 공공일자리 종료가 겹치면서 구직급여를 새로 신청하는 사람도 20만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신규신청자가 20만명을 넘어선 것은 최초다. 구직급여는 정부가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에게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수당으로 실업급여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21만 2000명으로 전달인 지난해 12월보다 2배가량 늘었다. 공공행정에서만 전달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2만 8500명이 새로 신청했고, 여행업 등이 포함된 사업서비스업도 전달(1만 4000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이 외에도 제조업, 건설업, 숙박음식, 보건복지 등에서 신규신청자가 2배 이상 급등했다. 구직급여 수혜자에게 구직급여가 1회 지급될 때 수혜금액인 지급건수당 수혜금액은 약 132만원이다.

이에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총액은 96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7336억원)보다 2236억원 증가했다. 특히 공공행정 분야의 고용보험 상실자도 2만 8000명으로, 고용보험 상실자 대부분이 신규 신청자로 전환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상실자는 84만 5000명으로 전달 대비 8만 9000명이 증가했고,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는 약 73만 7000명이었다.

일각에선 공공일자리에 참여했던 사람이 구직급여 수혜까지 받으면서 이중 지원금을 받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 일자리 사업 대상자 중 구직급여까지 받을 수 있는 대상자는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 고용정책실장은 “공공행정의 증가폭으로만 보면 2010년 이후 가장 큰 편이고, 직접 일자리 사업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전년 동월 대비 8000명 규모의 공공행정 구직급여 신규신청자는 현재 전체 20만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영향을 미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고 전했다.

“고용상황 어려운 국면이지만 2월 이후 개선 기대”

아울러 우리나라 산업의 중추인 제조업의 고용 한파도 1년 반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전체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353만 7000명으로 전년 동월(355만명) 대비 1만 3000명(0.4%) 줄었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수 감소는 지난해 9월부터 17개월째다. 다만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 감소폭은 △7월 6만5000명 △8월 6만3000명 △9월 5만1000명 △10월 4만 3000명 △11월 3만 4000명 △12월 2만 1000명을 기록했다.

지난 7월 감소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제조업 중 자동차(5000명), 금속가공(1900명), 기타운송장비(1만 1600명), 의복·피복(5300명) 등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면서 제조업의 고용상황은 단기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김 고용정책실장은 “최근 고용상황은 코로나19 확산과 밀접하게 연동하여 움직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작년 12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19 3차 확산의 여파가 금년 1월 고용행정통계에도 그대로 반영돼 고용상황이 매우 어려운 국면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추세가 주춤하고 있고, 산업활동동향도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으므로 2월 이후 고용상황은 좀 더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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