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운임 '사상 최고'…美 이어 중동·유럽 노선도 올랐다

매주 오르는 SCFI, 1664.56 신기록
중동·유럽 노선도 5년여 만에 최고치
"선사, 수요 변화에 반응하며 공급 조절"
  • 등록 2020-11-09 오후 4:02:12

    수정 2020-11-09 오후 4:02:12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컨테이너를 실어나르는 선박 운임이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연말을 앞두고 물동량이 급증하는 성수기를 맞은 데 비해 컨테이너를 실을 선박 항차(항해의 차례)가 줄어들며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지면서다.

9일 글로벌 조선·해운시황 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6일 기준 1664.56으로 전주보다 8.8% 상승했다. SCFI는 중국 상하이에서 출항하는 각 노선의 단기(spot) 운임을 지수화한 것으로 2009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는 연초에 비해서도 62.8% 급등한 수준이다.

HMM 상트페테르부르크호. (사진=HMM)
주목할 만한 대목은 그간 지수를 끌어올렸던 미주 노선뿐 아니라 유럽·중동 노선까지 운임이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 노선의 운임은 1TEU(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당 1246달러로 2015년 1월 1256달러 이후, 중동 노선의 운임은 1TEU당 1365달러로 2015년 2월 1373달러 이후 각각 5년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날 미주 서안 운임은 1FEU(1FEU는 12m여 길이 컨테이너 1개)당 3871달러로 역대 최고치 신기록을 연달아 경신하고 있고 미주 동안 운임 역시 1FEU당 2015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4665달러로 올라섰다.

주요 선사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하자 물동량 감소를 예측하고 운항하려는 선박을 대폭 줄였다. 그러나 국경 봉쇄를 완화한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작스럽게 증가했고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박싱데이로 이어지는 성수기까지 더해지자 선박 부족 사태로 이어졌다.

자료=클락슨리서치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TS가 발표한 9월 아시아발 미주 물동량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0.5%에 달했고 유럽으로의 물동량도 8% 증가했다”며 “미주 노선에 투입하는 선박이 늘면서 다른 노선에서도 운임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박이 귀해지면서 컨테이너선을 빌리는 값도 오르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HRCI 용선지수는 994포인트로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9월24일 1004포인트 이후 12년 만에 1000포인트 돌파를 앞뒀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공급 부족 사태를 겪곤 있지만 수요가 언제든 다시 줄어들 수 있다고 판단한 선사들이 선박 투입 여부를 조심스럽게 관리하고 있다”며 “물동량이 줄어들 순 있겠지만 선사들이 수요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공급 조절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011200)은 장중 1만195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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