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30일 협회 기자실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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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최근 ‘갑질·폭언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권용원(58)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예정된 임기를 채울 전망이다. 권 회장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사회 측에서 앞으로 열심히 하라는 권고와 함께 다시는 이번 사태가 반복되서 안 된다는 부탁이 있었다”면서 “임기를 제대로 마무리하는 것이 보다 책임감 있는 선택이란 의견을 주셨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오전 금융투자협회 이사회는 긴급 이사회를 열고 권 회장의 거취에 대해 논의한 결과 사임 대신 잔류를 결정했다. 권 회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이사회의 만류에 따라 잔류를 결정했다. 권용원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1년 2월3일까지다.
금융투자협회 이사회는 비상근부회장 2명, 회원이사 2명, 협회 자율규제위원장 등 6명과 공익이사 6명으로 구성된다. 비상근부회장인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와 회원이사인 서명석 유안타증권 대표, 김규철 한국자산신탁 대표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권 회장은 지난해 2월 회장 취임 이후 임직원과 운전기사 등에게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언론이 지난 18일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권 회장은 자신의 운전 기사에게 “오늘 새벽 3시까지 술 먹으니 각오하라”고 말했고 운전기사가 “오늘이 아이 생일”이라고 답하자 “미리 얘기를 해야지 바보같이, 그러니까 인정을 못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진 녹취록에서는 회사 직원에게 기자를 위협하는 자세로 강경하게 대응하라는 조언했다.
이후 권 회장은 협회를 통해 “제 부덕함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 특히 기자 여러분, 여성분들, 운전기사분을 포함한 협회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그 어떤 구차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고 고개 숙였다.
노동계는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지난 24일 “권 회장이 즉시 사퇴하지 않을 경우 모든 법적 수단과 아울러 권 회장 퇴진을 위한 금융노동자 서명운동을 벌일 것”이라며 “그동안 금융투자협회에서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 제대로 진상을 조사하고 이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