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읽기 들어간 시리아 군사공격…美·佛·英 “며칠내 대응책 내놓을 것”(종합)

러시아 거부로 유엔 ‘시리아 결의안’ 무산…軍타격 움직임
美 핵항모 전단·토마호크 구축함 등 지중해 집결
佛마크롱 “시리아 응징 며칠 내로 결정”
서방국가 시리아 공습 가능성에 긴장감·위기감 최고조
  • 등록 2018-04-11 오후 2:29:53

    수정 2018-04-11 오후 2:29:5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이 앞서 예고했던 ‘대(對) 시리아 군사 응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10일(현지시간) 개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미국이 제출한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 진상조사를 위한 결의안이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돼서다.

결의안 채택 부결 직후 미국의 해리S.트루먼 핵 추진 항공모함 전단이 지중해를 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른 것이다. 트루먼 항모 전단은 타이콘데로가급 유도 미사일 순양함 노르망디, 이지스 유도 미사일 구축함 알레이버크, 구축함 제이슨 던햄 등 모두 7척의 수상함정과 6500여명의 승조원들로 구성돼 있다. 앞서 지난 9일엔 토마호크 미사일이 장착된 해군 구축함 ‘USS 도널드 쿡’이 지중해에 배치됐고 구축함 ‘USS 포터’도 같은 곳으로 이동 중이다.

이는 지난 7일 시리아 반군이 주둔하는 동구타 두마 지역이 사린가스 또는 염소가스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은 뒤 이뤄진 조치들이다. 당시 공격으로 어린아이들과 민간인 등을 포함해 최소 40명, 최대 10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은 화학무기 공격을 단행한 시리아 정부군과 배후에 있는 러시아와 이란을 맹렬히 비난하며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고 결의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이란, 시리아 중 누구 소행인지 밝혀낼 것이며 모두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1년 전 시리아 정부군이 사린가스 공격을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군사 응징을 시사한 것이다. 지난 해 4월 6일 지중해에 있던 미군 군함 2척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가 저장돼 있는 시리아 중부 앗샤이라트 공군비행장에 토마호크 미사일 60여발을 쏟아부었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아닌 시리아 정부군을 상대로 한 미군의 첫 공격이었다. 당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이라는 중요한 행사에 참석 중이었는데도 양해를 구하고 군사 타격을 지시했다.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독자적 군사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정돼 있던 페루, 콜롬비아 등 남미 순방까지 취소해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년 전과 마찬가지로 토마호크 미사일 공습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이번 공격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을 근절시키겠다는 의지가 강력해 1년 전보다 더욱 강력한 응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군사 응징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동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며칠 내로 미국·영국과 함께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 의혹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결정은 시리아의 동맹들이 아닌 정부군의 화학무기 시설을 공격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도 전화통화를 하고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이 확인된다면 그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관련 시설이 얼마나 많은지 또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만큼, 서방 국가들의 공격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방 국가들의 공격 이후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위기감을 느끼면 더욱 심한 공격을 자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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