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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안 채택 부결 직후 미국의 해리S.트루먼 핵 추진 항공모함 전단이 지중해를 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른 것이다. 트루먼 항모 전단은 타이콘데로가급 유도 미사일 순양함 노르망디, 이지스 유도 미사일 구축함 알레이버크, 구축함 제이슨 던햄 등 모두 7척의 수상함정과 6500여명의 승조원들로 구성돼 있다. 앞서 지난 9일엔 토마호크 미사일이 장착된 해군 구축함 ‘USS 도널드 쿡’이 지중해에 배치됐고 구축함 ‘USS 포터’도 같은 곳으로 이동 중이다.
이는 지난 7일 시리아 반군이 주둔하는 동구타 두마 지역이 사린가스 또는 염소가스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은 뒤 이뤄진 조치들이다. 당시 공격으로 어린아이들과 민간인 등을 포함해 최소 40명, 최대 10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전 시리아 정부군이 사린가스 공격을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군사 응징을 시사한 것이다. 지난 해 4월 6일 지중해에 있던 미군 군함 2척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가 저장돼 있는 시리아 중부 앗샤이라트 공군비행장에 토마호크 미사일 60여발을 쏟아부었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아닌 시리아 정부군을 상대로 한 미군의 첫 공격이었다. 당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이라는 중요한 행사에 참석 중이었는데도 양해를 구하고 군사 타격을 지시했다.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독자적 군사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정돼 있던 페루, 콜롬비아 등 남미 순방까지 취소해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년 전과 마찬가지로 토마호크 미사일 공습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이번 공격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을 근절시키겠다는 의지가 강력해 1년 전보다 더욱 강력한 응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관련 시설이 얼마나 많은지 또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만큼, 서방 국가들의 공격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방 국가들의 공격 이후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위기감을 느끼면 더욱 심한 공격을 자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