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31兆 사회환원…美 기부문화 이끄는 워런 버핏

  • 등록 2017-07-11 오후 2:50:46

    수정 2017-07-11 오후 2:50:46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내가 가진 모든 재산의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끌고 있는 워런 버핏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06년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버핏 회장의 자녀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빅뱅`, 표현 그대로 `폭탄선언`이었다. 그리고 약속한 바를 매년 몸소 실천해오고 있다.

실제 버핏 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올해까지 12년 동안 매년 3조원 안팎의 돈을 기부해 왔다. 올해도 통 큰 기부는 이어졌다. 그는 10일(현지시간)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 클래스B 주식 1860만주를 5개 재단에 기부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1억7000만달러(약 3조600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누적 기부액도 올해 270만달러(약 31조원)를 넘어섰다. ‘투자의 귀재’라는 별칭 외에도 ‘기부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이유다.

기부금은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 멜린다가 운영하는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 아내의 이름을 딴 수전 톰프슨 버핏 재단과 큰 딸이 운영하는 셔우드 재단, 장남이 운영하는 하워드 G. 버핏 재단, 차남이 부부가 이끄는 노보 재단 등 5곳에 전해졌다. 버핏 회장은 5억주에 달하는 보유 주식의 5%를 매년 이들 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던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 40% 이상을 기부했으며 남은 지분은 약 17%로 파악된다.

버핏 회장은 지난 2015년 이른 시기에 성공을 거둔 실리콘밸리 사업가들에게 기부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서른이나 서른 다섯 살에 200억∼300억달러가 있었다면 대대적으로 기부를 시작했을 것이며 아내도 그렇게 하라고 했을 것”이라며 “나는 부자가 되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요즘 실리콘밸리의 기업인들은 이른 시기에 자신의 생각을 높은 값으로 자본화한 만큼 더 젊은 나이에 자선활동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기부를 촉구했다.

한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버핏 회장이 이날 거액을 기부하고도 여전히 세계 4위의 갑부 자리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버핏 회장의 순자산은 기부하기 전 기준으로 763억달러를 기록, 빌 게이츠(894억달러), 제프 베조스(848억달러), 아만시오 오르테가(818억달러) 다음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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