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로 찾기에 부심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행보를 지켜보며 ‘봉위수기(逢危須棄)’라는 바둑 격언이 떠올랐다. 중국 당나라 현종 때 바둑 최고수였던 왕적신이 10가지 바둑의 비결을 정리한 ‘위기십결(圍棋十訣)’ 중 하나로, 위험을 만나면 모름지기 버릴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만사가 뜻대로만 풀리면 좋겠지만, 위기는 언제나 찾아올 수 있다. 이럴 때는 버려야 할 것들을 신속하게 포기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같은 측면에서 대우조선해양의 결단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비리 행위를 저지른 임직원의 경우 퇴사와 더불어 손해배상도 청구하겠다며 투철한 주인의식을 주문했다. 갑판까지 물이 들어찬 배처럼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한 대우조선해양을 살리는 데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을 허투루 듣고 넘길 수 없는 이유다.
정 사장은 물론 대우조선해양 임직원 전체가 봉위수기의 마음가짐을 유지하며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 내기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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