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만에 재개된 與최고위, 사과로 시작…태영호 후임 놓고 고심

윤리위 결정 후 김재원·태영호 없이 첫 회의
김기현 "설화로 심려 끼쳐 무척 송구한 마음"
사퇴한 태영호 후임 뽑기로…단수 추천할 듯
  • 등록 2023-05-11 오후 4:05:40

    수정 2023-05-11 오후 7:26:24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일부 최고위원의 잇단 설화로 혼란스러웠던 국민의힘이 11일 열흘 만에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그간의 논란을 사과하면서 당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태영호 의원이 내려놓은 최고위원직 빈자리도 조속히 메우겠다는 방침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 일부 최고위원의 잇단 설화로 당원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 당대표로서 무척 송구한 마음”이라고 공식 사과했다.

김 대표는 “정치인의 말은 천금과 같아야 한다”며 “당 지도부 일원은 언행에 있어 더욱 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겠다”고 단속에 나섰다. 또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도덕 불감증이라 해서 우리 당도 그럴 순 없다”며 “앞으로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고 언제나 국민 눈높이에서 민심을 나침반으로 삼는 국민의힘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김기현(오른쪽에서 두 번째)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국민의힘이 최고위원회의를 연 것은 열흘 만이다. 통상 월·목요일, 주 2회 최고위원회의가 열렸지만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김재원 최고위원과 태영호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한 이후 지난 4·8일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지난 10일 윤리위가 김재원 최고위원과 태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각각 1년, 3개월의 징계를 결정하면서 사태가 어느 정도 일단락되자 사과와 함께 최고위회의를 다시 가동했다.

국민의힘은 태 의원의 사퇴로 ‘궐위’(자리가 빔)가 된 최고위원직 한 석을 메우기로 했다. 당헌 제27조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이 궐위 시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전국위원회를 열어 최고위원을 선출하도록 돼 있다. 당헌상 6월9일 전까진 새 최고위원을 뽑아야 한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경우 ‘사고’여서 본인이 사퇴하지 않는 한 김 최고위원의 당원권 정지가 풀리는 내년 5월까지 최고위원 한 자리를 공석으로 놔둬야 한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당헌을 준수하고자 다음주 월요일(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할 예정”이라며 “선관위 구성안이 의결되면 보궐선거 투표 방법이나 운동 기간·방법, 선거일 등 선출 절차 전반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결정되진 않았지만 지도부가 후보자 1명을 추천해 찬반 표결에 부치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기현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 선거가 과열되는 것은 좋은 방향이 아니어서 최대한 선거 기간을 빨리 가져가자’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역시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복수로 (입후보)하면 선거운동 기간을 부여해야 하고 시간이 지연돼 총선 대비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거기에 더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당 지도부 판단일 수 있다”며 “(친윤 진영의 인물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봤다.

앞서 국민의힘이 최고위원 빈자리를 전국위를 열어 메웠던 2007~2009년 사례를 봐도 단수 후보가 추대 형식으로 입후보해 박수로 의결했다. 2007년 김학원·전재희 전 의원이, 2008년 정몽준 전 의원이, 2009년 정의화 전 의원이 이런 방식으로 각각 최고위원에 뽑혔다.

태영호 전 최고위원 후임으로는 직전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박성중·이용·이용호 의원과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 등이 거론된다. 다만 이용호 의원은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에 좋은 분, 입지자가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용 의원은 최고위원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당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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