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작년 부동산 개발업체 자금조달 66%↓…7년만에 최저

2020년 이후 민간 부동산업체 자금조달 급락
"올해 부채 상환 물결, 압박 견딜 업체는 일부"
'회복' 급한 中, 부동산 사모펀드 설정 허용
  • 등록 2023-02-21 오후 4:10:51

    수정 2023-02-21 오후 4:11:51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조달 자금 규모가 지난해 급감해 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부동산 살리기’를 위해 부동산 사모펀드를 시범 가동하는 등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다.

돈줄 마른 中부동산…‘3개 레드라인’ 여파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인용한 시장정보업체 중국부동산정보(CRIC)에 따르면 중국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지난해 2271억위안(약 42조7900억원)을 조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66% 줄어든 것이다.

중국 광둥성의 부동산 개발 현장. (사진=AFP)
중국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2020년 1조2400억위안(약 233조63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으나, 중국 정부가 그해 8월 부동산 개발업체의 차입을 억제하는 ‘3개 레드라인’ 정책을 발표한 후 감소세로 돌아서 이듬해 중국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의 자금 조달 규모는 6768억위안(약 127조520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이보다 더 줄어든 것이다.

CRIC는 “올해 부채 상환의 물결이 일 것”이라면서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 압박을 완화할 수 있는 업체는 일부”라고 지적했다.

‘3개 레드라인’이 촉발시킨 신용위기는 헝다, 스마오, 수낙 등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로까지 번졌다. CRIC는 채무 불이행(디폴트) 등을 근거로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의 44%를 ‘위험 기업’으로 분류했다. 3년 연속 회계 감사를 통과하고 채무 불이행이 없는 ‘기준 기업’에 해당하는 업체는 7% 수준이었다. 룽후, 비구이위안, 빈장그룹 등이 ‘기준 기업’에 속한다.

‘위험 기업’과 ‘기준 기업’은 자금 조달 비중에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기준 기업’에 속하는 개발업체들은 지난해 전체 자금 조달 규모의 35%를 차지했다. 2019년(12%) 대비 3배가 늘어난 것으로 그만큼 ‘기준 기업’은 자금 조달이 전보다 수월해졌음을 알 수 있다. ‘위험 기업’은 지난해 29%를 차지해, 전년 56%에서 비중이 대폭 줄었다. CRIC는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고 정상 궤도에 오르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증감위, 부동산 사모투자펀드 설정도 허용

중국 부동산 시장에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중국 금융 당국이 각종 정책을 내놓는 가운데, 부동산 사모펀드도 시범 운용하도록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일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부동산 사모펀드가 임대주택 등 주거용 주택, 상업용 부동산과 인프라 프로젝트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종전에는 일부 사모펀드를 통해 상업용 부동산과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허용됐으나, 이번 부동산 사모펀드 설정 허용으로 주거용 주택까지 투자 대상이 확대된 것이다. 투자자는 기관 중심으로, 최소 1000만위안(약 18억원)을 출자해야 한다.

옌 위에진 상하이 이하우스 연구원은 “이들 펀드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현금은 주로 침체된 주거용 부동산이나 상업용 부동산 등으로 흘러갈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부동산 프로젝트의 인도 및 인수합병이 좀 더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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