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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0%대 금리 효과를 내는 청년희망적금이 오늘부터 출시된 가운데 시중은행들의 대면 창구에서도 청년들의 가입 신청이 잇따르면서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애초에 금융당국은 출생년도에 따른 5부제를 이 주에 시행하며 서비스 지연 등의 상황을 막으려 했지만, 이 같은 열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이데일리가 서울 양천구와 강서구 일대의 시중은행 5곳(신한·KB국민·하나·우리)을 돌아다닌 결과 창구에서도 청년들의 청년희망적금 가입 신청이 잇따랐다.
A 은행을 찾은 고객 홍채민 씨(가명)는 “9시40분부터 와서 기다렸는데, 11시가 다 돼서야 가입을 마칠 수 있었다”며 “한 시간 반 넘게 기다렸지만 요즘 같은 시국에 이런 상품이 없을 것 같아 참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어 홍 씨는 “보통 고금리라고 해서 찾아보면 한도가 20만원 정도여서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50만원 씩 2년간 연 10% 금리라는 말에 은행을 찾았다”고 부연했다.
인근 B은행을 찾은 고객 김기범 씨(가명)는 “아침에 금융 앱이 먹통이 돼서 지점에서 가입하러 왔다”면서 “조기 소진 이야기도 있고 해서 오늘 가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도 “오늘 오전 은행 앱 서비스가 지연되자 은행을 직접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지금(오전 11시 20분)도 5~6명이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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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열기는 은행들 앱으로도 이어졌다. 청년희망적금 상품 가입 경쟁이 과열되면서 이날 오전 길게는 약 3시간 동안 일부 은행들의 모바일뱅킹 앱에서 접속 지연현상이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KB국민은행 모바일뱅킹 앱 ‘KB스타뱅킹’에서는 로그인이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KB국민은행 측은 공지를 통해 “청년희망적금 신규 관련 접속 증가로 일시적으로 KB스타뱅킹 접속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 모바일뱅킹 앱의 ‘청년희망적금 가입’ 메뉴 이용자도 오전 9시 30분 이후 한동안 접속에 어려움을 겪었다. 농협은행도 공지를 통해 “전산시스템 사정으로 서비스가 불가하오니 잠시 후 다시 이용하시거나 같은 현상이 반복되면 고객행복센터를 통해 문의해달라”고 안내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예상 이상으로 청년희망적금 가입 신청자 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저축장려금, 비과세 혜택 등을 지원하는 해당 적금이 사실상 일반 과세형 적금 상품 기준으로 10% 안팎의 금리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입 자격을 조회하는 미리보기 단계에서부터 과열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당국은 사실상 가입자 수 확대를 위한 예산 증액에 돌입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오전 금융당국은 청년희망적금을 판매하는 일선 은행에 적금을 신청하는 고객이 나이 및 급여 등 조건을 충족하는 한, 예산 한도와 관계없이 신청을 모두 받으라는 지침을 내렸다.
은행들은 적금을 판매하기 전에 △해당 은행에서 총 몇 좌까지 적금을 신청받을 수 있는지 △21~25일 출생연도별 5부제 가입방식을 실시하고 있는 만큼 하루에 몇좌까지 판매할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그런데 금융당국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염두에 두지 말고 일단 신청을 받으라는 내용을 전달한 것이다.
청년희망적금은 정부가 지급하는 저축장려금이 핵심인 만큼, 예산 증액을 통해 가입자 수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청년희망적금 미리보기’ 운영 결과, 당초보다 가입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 기획재정부와 운영방향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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