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SW는 '車의 두뇌'…기술 내재화로 가격 경쟁력 확보"

정지훈 현대오토에버 차량전장SW센터장 인터뷰
현대차그룹 차량 특화 SW 플랫폼 자체 개발
"내재화로 가격 경쟁력↑…AAM 등에 확대 적용"
연말 LX3에 차세대 플랫폼 '모빌진 어댑티브' 적용
  • 등록 2024-11-04 오후 4:00:00

    수정 2024-11-04 오후 7:00:16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컴퓨터에서 소프트웨어(SW)가 중요하듯이, 차량용 SW 역시 자동차의 ‘두뇌’ 역할을 할 정도로 중요해지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에 특화된 차량용 SW 플랫폼을 자체 개발해 내재화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기술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지훈 현대오토에버 차량전장SW센터장.(사진=현대오토에버)
정지훈 현대오토에버 차량전장SW센터장은 지난달 2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점점 ‘달리는 컴퓨터’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가 모빌리티 업계 트렌드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차량용 SW 플랫폼 개발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차량 내 SW를 통합 제어하기 위한 플랫폼은 컴퓨터로 치면 운영체제(OS)와 유사하다. 차량 내부 통신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현재 차량용 SW 플랫폼을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 완성차 제조사(OEM)는 토요타, 폭스바겐그룹, 제너럴모터스(GM), 테슬라 등 소수에 불과하다.

현대오토에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차량용 SW 플랫폼을 개발한 회사다. 2016년 현대차 그랜저IG에 차량SW플랫폼 ‘모빌진 클래식 1.0’을 최초 적용한 이후 개선된 플랫폼 ‘모빌진 클래식 2.0’을 개발했다. 모빌진 클래식은 현대차그룹의 표준 차량용 SW 플랫폼으로,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등 그룹의 양산차에 적용되고 있다.

정 센터장은 “자체 기술이 없으면 외산 솔루션에 의지해야 하기 때문에 협상력도 떨어지고 비용도 많이 드는 문제가 있었지만,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기아 사양에 특화된 SW 플랫폼을 자체 개발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기술 경쟁력도 높일 수 있었다”며 차량용 SW 플랫폼 내재화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개발하지 않는 해외 OEM에도 플랫폼을 공급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해외 OEM 공급에 집중하기보다는 현대차그룹을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자체 솔루션을 도입하지 않는 기업들에 플랫폼을 공급하기도 한다”며 “스텔란티스 등 해외 OEM에 공급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정지훈 현대오토에버 차량전장SW센터장.(사진=현대오토에버)
모빌진 클래식 2.0은 최근 글로벌 OEM들이 만든 차량 SW 품질 평가 체계인 오토모티브 스파이스(A-SPICE) 레벨 3 인증을 국내 최초로 획득하기도 했다. 유럽 OEM에 제품을 공급하려면 레벨 2를 충족해야 하며, 레벨 3은 현재로서 사실상 최고 등급으로 여겨진다. 정 센터장은 “업계 전체에서 현재 레벨 4를 받은 제조사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모빌진이 개발 및 품질 프로세스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통과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현대오토에버는 ‘모빌진 클래식’에 이어 고성능 반도체를 적용해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등 첨단 모빌리티 기술을 강화한 차세대 SW 플랫폼 ‘모빌진 어댑티브’를 개발해 올해 첫 양산을 앞두고 있다. 정 센터장은 “연말 양산 예정인 차종에 모빌진 어댑티브 적용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연말 출시를 앞두고 있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 풀체인지(LX3)가 첫 적용 대상이다.

향후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자율운항 선박 등 완성차 이외에도 차량용 SW 플랫폼 적용 가능성은 무한하다. 정 센터장은 “AAM이나 선박 등 자동차의 전동화 모터 기술을 쓰면서 차량용 SW 기술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미래 먹거리로 제시되는 다양한 모빌리티에 확대 적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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