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소수지분vs경영권 통매각’…기로에 놓인 효성화학 매각

일부 PE들 경영권 인수 제안…우협 선정 지연
논바인딩 오퍼에 실사 기간 추가 연장 가능성
  • 등록 2024-06-18 오후 5:59:29

    수정 2024-06-18 오후 5:59:29

(사진=효성화학)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효성화학(298000)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 4월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 선정 후 두달여간 실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도 감감 무소식이다. 일부 원매자들 사이에선 소수지분이 아닌 경영권을 포함한 매각 제안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매각 측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매각 작업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인수를 원하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이달 초 매각 측인 UBS와 산업은행에 경영권 인수 의향을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선정된 숏리스트엔 IMM프라이빗에쿼티(PE), IMM인베스트먼트, IMM크레딧앤솔루션(ICS),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9개 후보들이 이름을 올렸다.

당초 효성화학의 매각 대상은 경영권을 제외한 특수가스사업부 지분 49%였다. 소수지분 매각에 앞서 해당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자회사로 분리하고, 지분 일부를 매각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달초 일부 운용사들이 소수지분이 아닌 경영권 인수 의향을 밝혔고, 숏리스트 선정 이후 실사를 진행하던 7곳 중 5곳이 인수 희망가를 제출했다.

효성화학이 특수가스사업부 통매각에 나설 경우 매각가는 1조원대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진행된 예비입찰에서 다수의 원매자들은 특수가스사업부를 포함한 사업부 전체 가치를 7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는데,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1조원대 초반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재무구조 개선이 절실한 효성그룹 입장에선 경영권 매각이 더 효율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효성화학의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는 3조537억원, 부채비율은 4934%에 달한다. 주채권은행인 산은 역시 효성화학의 재무안정성 회복을 위해 사업부 분할 및 지분 매각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어지는 매각 일정에 원매자들의 피로감은 커지고 있다. 앞서 예비입찰 이후 숏리스트 선정까지도 통상적인 소요기간(1~2주)의 두 배 가량이 걸렸는데, 이후 일정마저도 지연되고 있는 탓이다. 현재까지 나온 소수지분 외에 경영권 매각안은 구속력이 없는 논바인딩 오퍼(Non-binding Offer)이기에 추가 실사를 위해 기한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재무비율 개선을 요구하는 채권단의 입장과 알짜 사업부 통매각을 피하려는 효성화학 측의 입장 차가 매각 과정에 드러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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