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조국혁신당 명예당원' 발언에 민감해진 민주당

지도부, 전날 심야 최고위서 '매우 부적절' 공감대
곧장 해명한 박지원 "함께 가자는 말…오해 말라"
비례정당 더불어민주연합 지지율 밀리자 '신경전'
  • 등록 2024-03-20 오후 3:37:40

    수정 2024-03-20 오후 3:53:52

[이데일리 김범준 이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에 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이번 4·10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석수 확보를 두고,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약진하면서 민주당이 주도하는 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의 표를 갉아먹는 형국이 되면서다. 민주당 지도부는 박지원 전남 해남·완도·진도 후보의 ‘조국혁신당 명예당원’ 발언을 두고 심각한 논의를 통해 숙의에 들어가자, 박 후보는 곧장 오해였다며 사과했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취임 인사차 예방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20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박지원 후보가 타당의 명예당원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공개사과 했다”며 “민주당은 본인의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약속을 한 바 ‘엄중경고’하는 것으로 일단락했다”고 밝혔다.

박지원 후보는 이날 친민주당 성향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함께 출연한 노종면 인천 부평갑 후보가 “비례대표 투표를 어디에 해야 하는가”라고 묻자, 그는 “당연히 더불어민주연합에 해야 한다”며 “함께 가자는 말이었는데 오해가 있다면 사과드린다. 절대 오해를 말아 달라”고 해명했다.

앞서 박 후보는 지난 18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함께 출연한 시사인 유튜브 방송에서 조 대표가 “저희랑 정세 인식이 똑같다. 나중에 명예당원으로 모셔야겠다”고 하자, 그는 “이중 당적은 안 되니 명예당원 좋다. 폭넓게 보고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탐대실하지 말고 우리는 제1당이 되고, (조국혁신당과 함께) 과반이 되는 목표를 달성하면서 함께 가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열린 심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후보의 발언이 선거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조금 더 숙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당장 결론을 내리진 않았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비례정당은 더불어민주연합인데, 박 후보가 조국혁신당 명예당원되겠다고 한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최고위원들 사이에서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는 여러 의견과 다양한 (제재) 수위가 오갔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강원 춘천 유세 현장에서 박 후보의 발언을 두고 “민주당의 비례정당은 더불어민주연합이 분명하다”면서 “민주당의 후보라면 당연히 더불어민주연합의 명예당원을 해야지, 설마 조국혁신당 명예당원 얘기를 했을까”라고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처럼 민주당 지도부가 조국혁신당 명예당원 관련 발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건, 비례정당 더불이민주연합의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 지난 16~18일 전국 유권자 2027명을 대상으로 ‘내일이 국회의원 선거일이라면 비례대표 투표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하겠는가’를 물었더니 △국민의미래 35.3% △조국혁신당 30.2% △더불어민주연합 19.2%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으로서는 더불어민주연합이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보다 16%포인트 차이로 크게 벌어지는 데다, 조국혁신당에도 11%포인트 밀린다. 위 조사는 자동응답시스템(ARS·휴대전화 100% RDD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조원씨앤아이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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