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배 찾아다니고, 산·들로 발품…고물가시대, 마트 MD '고군분투'

대량 소싱 쉽지 않은 농·수산물까지 '기획전' 발굴
통통배로 잡고 어획량 불투명한 꽃게·전어 확보
작황 부진 배추, 질·값 모두 잡으려 고랭지 찾아내
살인적 물가…환경 급변하니 MD들 "바쁘다 바뻐"
  • 등록 2022-08-24 오후 4:19:54

    수정 2022-08-24 오후 4:19:54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살인적 고물가로 전 국민이 시름하는 요즘 대형마트 상품기획자(MD)들의 고군분투가 물가 안정에 톡톡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유통단계를 줄여 산지에서 직접 대규모 물량을 확보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선보이는 대형마트의 소싱(구매) 역량은 바로 업체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올해 MD들은 소비자의 부담을 덜어보겠다는 각오로 사전에 대규모 물량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제철 농·수산물까지 특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꽃게.(사진=이마트)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139480)와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이달 말 일제히 햇꽃게 기획전을 마련하고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에 돌입했다.

지난 20일까지였던 금어기가 끝난 직후인 21일 가장 먼저 햇꽃게 판매에 돌입한 홈플러스는 행사카드 결제시 2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 3만원 이상 구입시 3000원 상품권을 증정한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각각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햇꽃게 판매를 할인 판매한다. 특히 이마트는 100g당 888원이란 가격을 내세웠는데, 이는 대형마트 3사 중 가장 저렴한 동시에 이마트 자체로도 7년 만에 가장 저렴한 가격이기도 하다.

각 대형마트들은 이번 햇꽃게 기획전을 위해 전국 꽃게 산지에 직접 나서 대규모 물량을 사전에 확보하는 노력을 전개했다. 대형마트가 저렴한 가격에 농·축·수산물을 판매하기 위해 통상 활용하는 방식인데, 꽃게와 같은 제철 수산물의 경우 이같은 방식을 활용하기 쉽지 않다는게 업계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형선박에서 잡는 참치나 고등어와 달리 꽃게는 소위 ‘통통배’ 등 소형선박으로 잡고 제철이 뚜렷해 어획량 예측이 어려워 대규모 물량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며 “예년에는 꽃게 대규모 소싱에 나서지 않았지만 올해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회전에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마트는 약 50척의 선박을 섭외, 직거래 네트워크까지 형성하는 데에 성공했다.

롯데마트 모델들이 서울역점 채소코너에서 고랭지 안반데기 배추를 홍보하고 있다.(사진=롯데마트)
지난 18일부터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각각 20%, 30% 할인해 선보인 전어 역시 마찬가지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규모 소싱은 통상 활용되는 방식이긴 하나, 최근 각 상품별로 가격 변동이 워낙 심하고 산지 상황도 제각각이라 예년 대비 올해 농·축·수산물 MD들이 보다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충북 충주·경북 안동과 문경·전남 나주 등 유명 산지에서 생산한 홍로사과와 나주의 원황배 등도 사전에 물량을 확보해 경쟁 업체 대비 빠른 지난 18일부터 할인 판매에 돌입했고, 햅쌀 역시 예년 대비 햅쌀 수요가 늘 것으로 예측하고 일찍 수확이 가능한 전남 고흥 햅쌀 100톤을 사전 계약하기도 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올해 작황이 부진해 가격이 폭등한 배추 물량 확보를 위해 공을 들이기도 했다. 올해 배추는 재배 비용 상승과 함께 폭염·폭우로 작황이 부진해 작년 대비 50% 가량 가격이 폭등했는데, 롯데마트는 상대적으로 작황이 양호했던 대관령 인근 안반데기 배추 120t을 사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채소팀 MD의 노력 끝에 소비자들은 오는 31일까지 시중가격 대비 3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랭지 배추의 품질은 우수하지만 높은 위치로 인해 높은 운반비가 발생해 계약이 쉽지는 않았지만, 농가와 사전 대량물량을 계약하며 서로가 윈윈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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