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M&A 시동 꺼진 제주항공, LCC 판도 변화 새 국면으로

여객기 사고로 M&A 계획도 제동
비상 체제…시장 점유율 1위 자리도 위태
PEF 항공업 진출 본격화에 변수 확대
"의도치 않게 반사이익 누릴 수도"
  • 등록 2025-01-02 오후 5:38:23

    수정 2025-01-02 오후 5:38:23

이 기사는 2025년01월02일 15시38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올해를 인수합병(M&A)의 원년으로 삼으려던 제주항공(089590)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로 인해 당분간 정비 및 안전성 강화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저비용항공사(LCC) 시장 재편에도 변수가 발생했다. LCC 업계에서 제주항공이 차지했던 1위 자리가 위태로워질 수 있단 추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대기 중인 항공기. (사진=연합뉴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7월, M&A를 통한 시장 확대 의지를 공식적으로 천명하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향후 M&A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할 지가 중요하다”며 “사모펀드가 투자한 항공사들은 언젠간 매각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행보는 예상만큼 빠르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고, 대명소노그룹이 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로 올라섰을 때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시장 확대는 미뤄졌다. 자연스럽게 올해가 본격적인 M&A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발생한 여객기 추락 사고로 상황은 급변했다.

안전성 논란이 확산되면서 회사 내부는 비상 체제로 전환됐고, 당분간 자원은 M&A보다는 사고 수습과 안전성 강화에 집중될 전망이다.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도 향후 M&A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경영에 공백이 생기면서 M&A와 같은 중대한 사안 추진에 차질을 빚게 된다.

업계는 이번 사고가 저비용항공사(LCC) 시장 재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 LCC 출범이 지연될 경우, 제주항공이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은 있지만 이는 곧 다른 경쟁사의 도전을 받을 여지를 남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사고 발생 전까지만 해도 제주항공이 항공업계 인수 주체자로 나서면서 적극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란 예측이 일반적이었다”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매출 저하와 기피현상 등 영향으로 투자에 뛰어들 가능성은 요원해졌다”고 말했다.

진에어(272450), 에어부산(298690), 에어서울이 통합되면 LCC 내 점유율 1위(41%)에 등극하면서 제주항공의 시장 점유율보다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게 된다. 에어부산만 따로 분리매각에 나선다 해도 새로운 인수 주체가 등장해 몸집을 키울 수 있다. 이미 티웨이항공(091810)은 장거리 노선을 확대하며 시장 다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항공업계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LCC 시장은 새로운 플레이어의 등장 가능성까지 열려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통합 LCC가 등장한 뒤 제주항공이 2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현재로선 불확실하다. 2위 자리를 두고 쟁탈전을 벌일 다른 항공사들이 등장할 것이다”라며 “결국 충분한 실탄을 가지고 있는 인수 주체들이 의도치 않은 반사이익을 보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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