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경해질 트럼프 2기…"삼성·SK, 美칩스법 변경 대비 필요"(종합)

트럼프 2기, 미국 우선주의 더 강력해질 것
"당장 미국에 협상팀 파견…소통 나서야"
보조금, 미국 공급망 중심으로 지급 전망
  • 등록 2024-12-16 오후 4:45:43

    수정 2024-12-16 오후 4:45:29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통상 정책 참모를 지냈던 스티븐 본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대행은 “트럼프 2기는 1기보다 무역국에 강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 협상팀을 파견해야 할 만큼 통상 압박이 강해질 수 있기에 가능한 한 빠르게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국내 기업들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칩스법(반도체법) 폐기 혹은 축소 가능성에 대비한 전략을 짜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통상 정책 참모를 지냈던 스티븐 본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대행이 16일 열린 대한상의 ‘트럼프 2기 통상규제’ 세미나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전 USTR 대표 조언 “美 행정부와 빠르게 소통 나서야”

본 전 대행은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트럼프 2기 통상규제’ 세미나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우선 정책을 바탕으로 재선에 성공했다”며 “미 경제를 강화시킬 수 있다면 관세 정책이든 세금 정책이든 모두 통과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가 미국과 무역하는 국가들에도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공화당이 상하원 국회를 모두 장악해 법적 권한을 가지고 미국에 유리한 통상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 역시 미국 행정부 관계자와 빠르게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진단했다.

폴 공 미국 싱크탱크 루거센터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경제·안보 교류가 많은 한국과 같은 나라들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은 각국 정부가 앞다퉈 미국으로 협상팀을 파견해야 할 만큼 강력한 통상 압박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한국 기업이 바이든 정부 시기에 대미 투자를 진행했다고 해도, 그간 투자 실적은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며 “트럼프 2기는 중국이 아닌 다른 동맹국도 수출 통제를 무기화하면서 협박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에 조선업과의 협력을 직접 언급했기 때문에 협상에서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보조금 확정 하루빨리…투자규모 속도 조절 필요

이날 세미나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IRA와 칩스법 자체를 폐기하진 못하더라도 변경은 가능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기업들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칩스법은 미국에 공장을 짓는 대가로 외국기업에도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보조금 수령을 골자로 한 예비적 거래각서(PMT)를 맺었다.

박정현 광장 변호사는 “칩스법은 보조금 혜택이 미국기업 또는 미국 중심의 공급망 포함된 기업에 집중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미국 중심의 공급망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도록 아웃리치(접촉)를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특히 “칩스법 보조금 지급 계약을 조기에 확정해야 한다”며 “보조금 지급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을 염두하고 투자 규모나 건설 속도 역시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미 지급된 보조금이라도 지급계약 해지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연방 규정과 계약 조건을 철저하게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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