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서 신호 무시…조은결 군 숨지게 한 버스기사, 내주 첫 재판

  • 등록 2023-06-14 오후 7:05:56

    수정 2023-06-14 오후 7:05:56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경기 수원시의 스쿨존에서 조은경(8)군을 치어 숨지게 한 버스기사의 첫 재판이 오는 22일 열린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2부(황인성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어린이 보호구역 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버스 기사 A 씨(55)에 대한 첫 공판 기일을 오는 22일로 지정했다.

A씨는 지난달 10일 낮 12시 30분께 경기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의 한 스쿨존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던 중 우회전 정지신호를 위반해 횡단보도를 보행하던 조군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조군은 녹색불이 켜진 횡단보도를 정상적으로 건너다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수사 기관 조사에서 “우회전 신호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
지난 8일 방송된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한블리)’에서는 조 군 아버지의 인터뷰가 공개돼 네티즌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아버지 B씨는 “(사고 당시) 버스 앞바퀴 밑에 은결이가 깔려있었고 바닥은 피투성이였다. 도착해서 처음 한 말이 ‘내 새끼 왜 이러냐’였다”며 “수술하러 들어간 아이를 한참 기다렸다. 중환자실에 올라갔더니 은결이 얼굴에 흰 시트가 덮여있었다. 아이 얼굴에 멍 자국이 너무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까불이, 막둥이, 내 새끼. 그곳에선 아프지 말고 여기서 뛰어놀던 것처럼 맘껏 뛰어놀기를”이라며 “그곳에서 우리 가족을 지켜보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내 새끼”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한편 사고가 난 사거리는 500m 내 여러 초등학교가 있는 주거지 밀집 지역으로 많은 버스가 지나는 구간이나, 우회전 후 바로 횡단보도가 있어 사고 발생 위험이 큰 지역으로 파악됐다.

사고 후 우회전 정지신호 후 2초 만에 보행자 신호로 바뀌던 시스템이 10초 후 보행자 신호로 바뀌도록 신호체계가 변경되기도 했으나, 검찰은 현장 검증을 통해 여전히 다수의 차량이 신호를 위반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 지자체는 이 지역 우회전 신호 위반이 여전한 것으로 보고 단속 카메라 설치, 스쿨존 내 노란색 횡단보도 설치, 버스회사 운전기사 상대 안전운전 교육 강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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