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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미 의회 관계자 등의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미납품 규모가 187억달러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140억달러에서 30%가량 더 늘어난 것이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에서는 중국과 대만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대만 무장이 지연되고 있는 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미군 관계자들은 2년 전에 중국이 이르면 2027년 대만 무력 침공을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대만에 아직 공급이 안 된 무기 중에는 2015년 12월에 대만에서 주문한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208대와 지대공 미사일 스팅어 215대 등도 포함돼 있다. 이 무기들은 이른바 ‘고슴도치’ 전략 차원에서 대만에 판매가 승인된 것이다. 고슴도치 전략이란 양측의 전력이 크게 차이가 나는 비대칭적인 상황에서 약자가 강자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적의 침략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비용이 많이 들도록 하는 방법이다.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콜 하원의원은 “하원 군사위원회와 협력해 (무기 납품) 지연의 원인이 되는 산업 기반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우크라이나에서 보았듯이 침공 이후보다 침공 전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대만이 미국에서 가장 많이 구매하는 무기 중 하나인 F-16 전투기 66대는 2020년대 중반부터, 지난 3월 대만과 납품계약을 한 대함미사일 하푼은 2026년 이후로 납품될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덧붙였다.
미국 당국자들은 대만에 대한 무기 인도 지연은 인정했지만 이는 공급망 차질 탓이며,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재블린과 스팅어는 기존 비축품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5월 존 커비 당시 국방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무기는 대만에 판매하는 것과는 다른 군수품”이라고 밝혔다. 록히드 마틴와 보잉 등 방산업계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공급망 문제로 무기 생산이 지연되고 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부터 수주량을 따라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WSJ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대만 무기 인도 지연의 주 원인은 아니더라도 악화 요인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더그 부시 미 육군 최고사령관은 전쟁이 무기 판매와 지원 등에서 단기적으로 우선순위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