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 2만~3만명 예측했지만 5만명 육박…왜 틀릴까?

1월13일 오미크론 대응서 2월말 최대 3만명 예상
질병청 "확진자 감소 시기라 예측이 어긋났다"
현 상황에선 이달 말 최대 하루 17만명 예측
전문가 "백신 종류, 항체 생성 및 유지기간 등 변수"
  • 등록 2022-02-09 오후 3:17:53

    수정 2022-02-09 오후 9:09:57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5만명에 육박, 유행의 정점 시기 및 규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중순 오미크론 대응 전략을 수립하면서 2월 말 오미크론 신규 확진자 규모를 하루 1만~3만명 수준으로 예측했지만 결과는 완전히 빗나갔다. 이후 방역당국은 최근 이달 말 최대 17만명이란 당초 예측치의 6배 가까운 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확진자 규모 예측이 실제와 어긋나고 있는 원인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4만 956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일 2만 2070명으로 처음 하루 신규 확진자 2만명을 넘긴 이후 불과 1주일새 두 배가 훌쩍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최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오미크론 영향으로 2월 말쯤에는 국내 확진자가 13만명에서 17만명 수준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방역당국이 지난달 13일 발표한 오미크론 확산 대응 전략에서 제시한 확진자 예측 모형. (자료=질병청)
정부는 지난해 12월 1일 국내에 오미크론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같은달 31일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하며 오미크론 확산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시점에서 제시한 오미크론 확산 추이는 질병관리청-KIST 공동 분석에서 예측한 모형이다. 여기선 오미크론 전파율을 델타 변이 대비 평균 4배로 3차 백신접종률은 1월 말 기준 60대 이상 고위험군 80% 이상 등으로 가정, 2월 초 하루 신규 확진자 5000~1만 8000명 수준을 예상했다. 당시 방역당국은 해당 모형을 근거로 영업시간 제한은 유지하되 사적모임 인원만 4인에서 6인으로 늘리는 조정안을 시행했다.

지난달 7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의 ‘오미크론 발생 전망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가 제시했던 확진자 규모도 2월 2만명, 3월 3만명 수준이었다. 또 정부가 오미크론 확산 대응 전략을 발표한 지난달 13일 질병청이 거리두기 추가 완화를 가정해 예상한 2월 말 확진자 규모도 약 1만~3만명(위중증 700명~1700명)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거리두기를 유지했는데도 정부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오미크론은 1월 3주차(1월 16~22일)에 국내에서 검출률 50%를 넘어 우세종화됐고 같은달 22일 7009명에서 불과 닷새 뒤인 27일 1만 4518명으로 더블링(2배 급증)됐다. 또 이달 들어 2일 2만 270명, 5일 3만 6362명, 9일 4만 9567명 등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정례백브리핑에서 “지난달 수행한 예측은 당시 확진자가 감소하는 추세에서 분석한 결과라 실제 증가 속도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예측의 오차가 큰 이유에 대해 거리두기 강도와 백신 접종률, 항체 형성 및 유지 기간 등 다양한 변수를 꼽았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장에서 환자를 보고 유행을 통제한 경험없이, 여러 가정을 바탕으로 수치를 넣어 산출하는 확진자 예측은 맞을 가능성이 낮다”며 “백신의 연령대별 접종률과 종류, 항체 형성 및 유지 기간 등 중요한 변수는 예측하기 어려워, 해외 유행 사례의 선행 모델이 더 정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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