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오미크론)가 이르면 다음달에 국내에서도 우세종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 가운데, 3차 접종의 필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해외에선 아스트라제네카(AZ)·얀센 등 비(非)mRNA 계열 백신의 2차 접종의 경우 오미크론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국내 오미크론 신규 확진자도 하루 49명(21일 0시 기준)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 정부가 2차 접종 완료 3개월 후 3차 접종을 강력 권고하고 나섰다. 그러나 내년 1월 3일부터 시행될 2차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한 방역패스의 유효기한은 6개월로 정하고 있어, 접종 간격과의 3개월 시차로 인해 정책 혼선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 21일 0시 기준으로 전체 및 연령대별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률. (자료=질병관리청·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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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1일 0시 기준 오미크론 신규 확진자가 해외유입 16명, 국내 감염 33명 등 총 49명 추가(누적 227명)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달 1일 첫 오미크론 확진자가 확인된 이후 하루 최다치다. 이날 전북 익산 어린이집(확정 20명), 광주 동구 공공기관(확정 9명) 등 오미크론 신규 집단 감염 사례도 나왔다.
이처럼 오미크론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방대본도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르면 다음달께 국내에서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또 해외에선 2차 접종 완료만으론 오미크론 예방 효과가 미미하다는 결과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AZ·얀센 등은 오미크론을 막을 수 없고, 부스터샷(3차 접종)까지 마쳐야 막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영국 보건안전청은 AZ 백신은 2차 접종 이후 6개월이 지나면 오미크론 감염 예방률이 10% 미만이라고 발표했다.
정부도 이런 결과들을 바탕으로 3차 접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2차 접종 완료자에 부여하는 방역패스(내년 1월 3일부터 적용)의 유효기간은 6개월로 정해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날 3차 접종률은 전체 24.1%에 머물고 있고 AZ·얀센 등 비 mRNA 계열 2차 접종 완료자도 445만명에 달한다. 이로 인해 방역당국의 예측대로 내년 1~2월 오미크론이 국내에서 우세종이 될 경우, 방역패스를 발급받는 2차 접종 완료자도 감염에 취약해지는 문제점이 제기된다.
방대본 자료에 따르면 12월 2주차 기준 12세 이상 2차 접종 완료군의 코로나 예방 효과는 57.0%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6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3차 접종은 연내에 모두 마칠 계획이지만, 사회활동이 가장 활발한 연령대인 18~49세의 3차 접종률은 12.7% 수준에 불과하다. 내년 1월 3일부터 방역패스가 적용되는 18~49세 2차 접종 완료자 중 상당수가 오미크론 감염에 안전하지 않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이같은 우려로 인해 2차 접종 완료자 대상의 방역패스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도 내년 1월에는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방역패스는 2번 접종한 경우를 얘기하는데 돌파 감염 속출하고 오미크론에는 효과가 없는 상황이라 방역패스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방역패스 유효기간은 유동적이며 정부도 3차 접종률이 올라가면 기간을 줄일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차 접종률이 현재 20%대인데 어느 정도 맞고 나면 기간 단축을 할 것”이라며 “6개월이란 기간은 그 안에 3차를 맞으라는 일종의 계도적인 성격이라 3차 접종률이 올라가면 그 이후 기간 조정도 추가로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