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올해 외환시장이 열리자마자 원화 초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3년2개월 만에 최저치 급락(원화가치 급등)했다.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9.3원 하락한(원화가치 상승) 1061.2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4년 10월30일(1055.5원) 이후 3년2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 하락 폭은 지난해 11월16일(-10.9원) 이후 한 달 반 만에 가장 컸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2월22일(1079.7원)부터 계속 저점을 경신할 정도 레벨이 낮아져 있었지만, 그럼에도 달러화를 팔고 원화를 사려는 압력이 컸던 것이다.
주된 원인은 달러화 가치의 하락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연일 내리고 있다. 현재 92포인트 초반대까지 낮아진 상태다.
외환당국에서도 달러화 약세를 급격한 환율 하락의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원화 가치가 유독 더 뛴 것은 북한 리스크가 완화한 영향도 없지 않았다.
전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올림픽에 대표단 파견도 가능하다”고 밝힌 가운데 우리 정부도 “오는 9일 대화하자”고 화답한 것이다.
한 외환당국 관계자는 “글로벌 달러화의 약세가 전세계 금융시장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원화는 북한 리스크가 완화하면서 조금 더 강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당국자는 “환율이 많이 하락했지만 우려할 만한 쏠림현상은 보이지 않는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단 시장에 맡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