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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문화예술계가 18일 공석인 문화체육관광부 제 2차관에 유동훈 문체부 국민소통실장을 임명한 것을 두고 “지금은 인사할 때가 아니라 수사를 받을 때”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문화예술계는 “하야 요구를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국정농단의 연장선이자, 대통령으로서의 자격과 도덕적 판단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최순실 게이트’의 비리 온상인 문체부 내부 승진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문화연대·한국작가회의·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등을 주축으로 모인 ‘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이하 예술행동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떼고 ‘하야, 퇴진하라’는 국민 요구는 아랑곳없이 ‘최순실 게이트’ 핵심 인물 중 1명인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후임 인사를 단행했다”면서 “자신이 임명한 김 전 차관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책임으로 사퇴했음에도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인물로 주목받고 있는 박 대통령이 후임을 다시 임명한다는 것은 여전히 국정농단이 자행되고 있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난 17일에 검찰은 김종 전 차관에 대해 직권남용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 문체부의 현 조직구조와 의사결정체계가 ‘직권남용’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다면 이 역시 차관 교체라는 인사권 행사를 정당화하고 문제의 본질을 은폐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예술행동위 또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문체부 제2차관 인사는 현재의 국정농단 사태, 문화부 파행 행정 등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오히려 기존의 문제들을 덮고 무마하기 위한 조치에 불과하다”면서 “심지어 유동훈 제2차관 내정자는 문체부에서 30여년 근무한 데다, 현 문체부 제1차관 역시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을 지냈다. 1차관과 2차관 모두 박근혜 정부의 ‘국정홍보기획’ 기능과 관련된 핵심 자리를 거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할 때가 아니며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응해야 할 때라면서 이 모든 과정을 위한 출발점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 퇴진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외교부 2차관에 안총기 주 벨기에·유럽연합(EU) 대사를 내정하는 등 이틀째 차관 인사를 단행했다. 유동훈 차관은 30여년간 문체부에 근무하면서 주 브라질 대사관 공사 참사관, 국민소통실 홍보정책관, 대변인, 국민소통실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