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로부스타 종인데"..강달러에 베트남·브라질 커피산업 `희비`

  • 등록 2016-02-18 오후 3:00:32

    수정 2016-02-18 오후 3:00:32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인스턴트 커피에 사용되는 똑같은 로부스타 품종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 베트남과 브라질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베트남은 자국 통화를 미국 달러와 연계돼 있고 브라질은 연계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베트남 커피 생산업체들이 미국 달러 강세로 커피 가격이 하락하자 작물 재배를 바꾸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트남 환율제도는 자국 화폐인 동화(貨)와 미국 달러를 연동하는 달러화 페그제(고정환율제)다.

원두 값은 국제 무역에서 달러로 매겨져 거래되는데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달러 표기 원두 값이 떨어지고 베트남 현지에서 팔때 동으로 매겨지는 원두 값도 하락하기 때문이다.

베트남 최대 커피 생산지역인 다크 라크에서 커피를 생산하는 와이 쿠아 엠로는 “ 원두 가격이 너무 낮아 우리 중 누구라도 커피를 팔려고 하지 않는다”며 “그냥 집에 쌓아두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주로 생산하는 로부스타 종 달러 표기 원두 가격은 29% 떨어졌고 달러와 페그된 동화로 계산했을 때도 27% 가량 떨어졌다. 그는 “현재 원두 1kg 당 3만4000동(약 1863원)을 받는데 커피 가격이 4만동까지 오를 때 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쌓아두는 원두가 많아지면서 베트남산 로부스타 수출량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베트남 로부스타 수출은 2014년보다 20% 가량 떨어졌다.

변동환율제를 택한 브라질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브라질은 지난 1년간 자국 통화 헤알화 가치가 달러 대비 30% 이상 떨어졌다. 헤알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량은 늘어났다. 이에 따라 농부들은 앞다투어 커피 농작을 늘리고 있으며 수출도 늘리고 있다.

신문은 커피 등 원자재 시장에서 자국 통화의 달러와의 연관 여부로 승자와 패자가 점점 뚜렷해 지고 있으며 강달러가 시장 왜곡을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강달러 환경이 브라질 농부들은 더 많은 커피를 생산하도록 하고 베트남 농부들은 커피에서 후추 등 다른 작물로 전환하도록 압박해 원자재 상품의 무역 양상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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