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경선 운동 마지막 날인 4일 대장동게이트 특검추진 천막투쟁본부로 모였다. 두 사람은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은 대장동 특검에 즉각 착수하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 날을 세웠다.
|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오른쪽) 전 의원이 4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 마련된 대장동게이트 특검추진 천막투쟁본부를 찾아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유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에 설치된 막사에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대장동 게이트 특검 촉구하는 이 장소는 당의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며 “특검 관련 절차는 1주일이면 충분하고, 지금 시작하면 연말에는 끝낼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만약 대통령이 돼버린다면 대장동 게이트는 영원히 파묻히고 5년 내내 증거 인멸이나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특검할 수 있음에도 뭉개고 은폐한다면 퇴임 후가 편안하지 않을 것”이라 경고했다.
이어 “내가 후보가 되면 청와대 앞에 가서 멍석을 깔아서라도 문재인 정부가 법무부장관에게 특검을 즉각 지시하게 만들겠다”고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뒤이어 원 전 지사는 ‘특검하라’는 문구가 새겨진 천을 몸의 앞뒤로 걸친 채 걸어서 등장했다. 전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을 주장하며 성남시 대장동에서 청와대까지 약 43㎞를 도보로 행진했던 차림새 그대로였다.
그는 “상설특검을 한다면 한 달도 걸리지 않고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면서 “물귀신 작전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지 말고 이 후보와 현 정권 차원에서 당당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설치된 국민의힘 대장동게이트 특검추진 천막투쟁본부를 방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원 전 지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지난달 29일 압수수색을 받기 전 이 후보의 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과 통화한 기록이 있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우리가 아는 바로는 정 부실장 외에도 당시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사람이 하나 더 있다”고 주장했다.
그 인물에 대해서는 “유 전 본부장과 잘 알고 있고, 이 후보의 복심인 사람”이라고 짧게 설명했다. 이어 “정 부실장 관련 의혹이 꼬리를 물고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고, 이 괴물체를 인양하는 데 합법적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전문회사 4개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11월 1주차 전국지표조사(NBS·National Barometer Survey)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에 따르면 유 전 의원과 원 전 지사의 지지율은 각각 10%, 3%를 기록했다. 27%를 기록한 ‘양강’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을 단박에 넘어서기 쉽지 않은 수치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상대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30.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실질적 2강 싸움에선 밀려났지만 대여 투쟁에 힘을 실어온 두 사람은 이제 경선 이후 역할론을 고민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전 의원은 “경선 과정을 전부 거쳤으니 여러 가지로 마음을 정리하고 새 각오를 준비할 생각 갖고 있다”고 소회를 말했고, 원 전 지사는 “아쉬운 점이 많지만 주사위는 던져졌다. 정권 교체 위해를 위해 후보로서든 원팀으로서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