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시나리오 초기부터 검토에서 제외했다고 했지만, 정확한 비용 추계 등에 대해선 분명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ESS란 전력을 미리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 공급하는 에너지 저장시스템으로, 대표적 친환경 에너지 발전인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을 보조하는 역할로 무탄소 에너지원의 한 축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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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30일 “ESS 관련 구체적 내용은 현재 탄소중립위원회에서 검토 중인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50 시나리오를 확정한 후 정부 부처에서 부문별 이행 로드맵 등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검토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적의 에너지 저장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 미래 기술발전, 경제성, 효율성을 고려해 ESS, 양수발전, 그린수소, 유연성 자원 등 다양한 조합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지난 8월 탄중위가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할 때도 ESS 비용을 포함한 일체의 비용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이번에 탄중위 전문위 의견으로 제시한 저장비용 약 1000조원은 낮에 생산한 전력을 밤에 사용하는 정도의 하루살이 저장을 위한 용량만 고려했다”며 “최소한 며칠에서 한 달 이상은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 데 1000조원의 수십 배 비용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현재로서 ESS의 대안도 거의 없다”며 “정부와 탄중위가 제시한 양수 발전도 딱히 적당한 곳이 없는데다 탄중위가 제시한 재생에너지 수소 생산은 ESS 구축비용보다 더 들기 때문에 현재 기술력으로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역시 “한국은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ESS를 가장 많이 쓸 수밖에 없다”며 “탄소중립 시나리오안은 재생에너지에만 의존하는 데다 비용 등에 대한 분석조차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