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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데이비드 리(David Lee·47) 리팩터 캐피탈(Refactor Capital) 대표는 스타트업이 투자받기 전 자문해야 할 4가지 요소를 이렇게 꼽았다. 그는 “이 4가지 요소 중에서도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며 “왜 지금 가치를 지니는지, 왜 그간 나오지 않았는지 설명 가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리는 2014년 포브스가 선정한 최고 벤처 투자자 100인 중 82위에 오른 유명 벤처투자자다. 그를 지금의 위치에 있게 한 원천은 엔젤투자 전문회사인 SV엔젤의 성공이다.
2003년 구글에 입사한 데이비드 리는 신사업개발팀을 이끌었다. 구글 재직 중 소셜미디어 콘텐츠인 스텀블어폰을 만들어 이베이에 매각했다. 그는 2009년 그간의 경험을 살려 실리콘밸리의 또 다른 유명 투자자인 론 콘웨이와 함께 초기투자회사인 SV엔젤을 세웠다. 1억달러(한화 약 1138억원)를 운용하며 400여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투자한 대표 성공 기업으로는 트위터·징가·에어비앤비·핀터레스트·드롭박스·포스퀘어·스냅챗·도커 등이 있다. 한국에선 비트코인 스타트업 ‘코빗’과 인공지능 로봇개발사 ‘아카’가 그의 투자를 받았다. 업계는 그를 두고 ‘다이아몬드’를 발굴하는 역량이 있다는 평가를 내린다.
지난해 그는 리팩터 캐피탈을 설립해 제2의 투자인생을 시작했다. 많은 사람이 리팩토를 헬스케어 전문 펀드로 알고 있다. 하지만 금융, 법률, 항공·우주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 중이다. 그는 “과거에는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마켓이 대세였다”며 “하지만 세상이 빠르게 급변하며 다양한 분야의 수요가 자연스레 필요해졌다”고 답했다.
데이비드 리는 실업 문제의 실마리로 스타트업 육성을 택하려는 한국의 정책에 대해서도 답했다. 그는 먼저 “구글, 페이스북같이 성공한 스타트업은 회사 규모에 비해 고용 인원이 적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운을 뗐다. 데이비드 리는 “아마존은 물류 회사이기 때문에 수많은 고용 인원이 가능한 것”이라며 “하지만 대다수 스타트업은 대규모 인력보다 핵심 인재 몇몇이 필요한 소프트웨어(SW) 업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리는 “정부의 접근은 단순 재무적 지원보다는 규제를 없애는 데 주력해야 한다”면서 “규제를 풀어 우버의 운행이 가능토록 하는 것처럼 정부는 정책으로 스타트업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