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어린이들에게 교육정책을 소개하기 위해 교육부가 개설한 어린이 홈페이지(kids.moe.go.kr)에 오·탈자와 비문, 불필요한 외래어 남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70돌 한글날을 앞두고 교육부 어린이 누리집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실제로 교육부는 내부 직제를 소개하는 페이지부터 ‘학술진흥과’를 ‘학술징흥과’로 오기했다. 이밖에도 ‘안팎’을 ‘안팍’으로, ‘또한’을 ‘또항’으로, ‘박해를 받게 되었습니다’를 ‘박해를 받게 대었습니다’로 표기했다. 교육부 소개 중 ‘어떤 일을 할까요’ 페이지에선 ‘세상에 하나뿐인 only one이 되어라’란 불필요한 외래어 조합도 눈에 띄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부 홈페이지(www.moe.go.kr)에서는 외래어 남발 사례가 더 많았다. 특히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인사말에는 ‘걱정 제로’, ‘프로젝트 학습’, ‘체험 인프라’, ‘운영 컨설팅단’, ‘인프라 구축 네트워크’ 등 쓰지 않아도 될 외래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띄어쓰기 문제는 더 심각했다. 교육부 어린이 홈페이지 등에는 △필요로하지요 △무슨소리야 △싫으신거지 △거짓말한거야 △집에가서 △추측되고있지요 등 아예 띄어쓰기를 무시하는 표기가 적지 않았다.
이어 문법에 많지 않는 비문도 많이 등장하는데 ‘한국에서 가장 오래 된 책으로는 삼국시대 스님들이 쓰신 불경들인데’가 대표적이다.
유은혜 의원은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부의 누리집, 그것도 어린이용 누리집에서 우리말글이 병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라며 “국어기본법에 따르면 국가기관은 기관 내에서 국어책임관을 지정해 국어의 발전과 보전 업무를 총괄하도록 돼 있는데 이 실태를 보면 제대로 운용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교육부 어린이 홈페이지에서 발견된 오탈자 사례(자료: 유은혜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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