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고 무서웠다"…양예원, 긴머리 싹둑 자르고 첫 재판 참석

  • 등록 2018-09-05 오후 2:58:48

    수정 2018-09-05 오후 2:58:48

5일 오전 서울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유튜버 촬영물 유포 및 강제추행 사건’ 제1회 공판을 방청한 피해자 양예원씨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지난 5월 ‘비공개 촬영회’에서 노출사진을 강요받고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유튜버 양예원 씨가 오랜 침묵을 깨고 대중 앞에 나섰다. 약 4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낸 양 씨는 짧게 짜른 머리와 수척해진 모습으로 5일 언론의 카메라 앞에 섰다.

양 씨는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 서부지법 형사4단독 이진용 판사 심리로 열린 최모(45)씨의 강제추행 등 혐의 사건 제1회 공판기일에 피해자 자격으로 출석했다.

앞서 지난 5월 17일 양씨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성범죄 피해사실 고백했다. 그는 3년 전 피팅모델 시절 스튜디오 실장 등에게 성추행을 당했으며, 당시 찍은 사진이 최근 음란사이트에 유출돼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범재 발생지로 지목된 스튜디오를 운영했던 주요 피의자에게 비난이 쏟아졌고, 그는 한강 다리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따라 사망한 피의자에 대한 혐의는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됐다.

(사진=양예원 유튜브 영상 캡쳐)
이날 재판을 마친 양 씨는 취재진의 카메라 앞에 서서 “많이 답답했고 힘들고 무서웠다. 괜히 말했나, 괜히 문제를 제기했나 하는 후회도 했지만 힘들다고 여기서 놔버리면 오해가 풀리지 않을 것이고 저 사람들(피고인) 처벌도 안 받고 끝나는 거로 생각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특히 이날 양 씨는 유튜브 영상에 담긴 4개월 전 모습과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폭로당시 긴 머리를 하고 있던 양씨는 짧게 자른 숏컷 헤어스타일과 더 수척해진 모습으로 등장했다.

힘겹게 말을 이어가던 양 씨는 “잘 이겨내려고 버티고 또 버티고 있다”고 말하며 결국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양씨 변호인은 “현재 양씨에 대한 2차 가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만약 재판 일부 과정이 비공개될 경우 갖은 추측과 함께 또 다른 2차 가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용기를 내 공개한 사건이고 공개한 재판”이라며 “(국민들이) 끝까지 재판을 함께 지켜보고 이를 통해 다른 피해자들의 상처가 치유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씨는 오는 10월 10일 예정된 2차 공판기일에는 직접 법정에 출석해 피해자 증언에 나서기로 했다. 양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 증인신문을 공개재판으로 진행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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