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약정 체결 연기..美-中 외교전에 韓 몸살

23일 오전 한·미 사드 논의 공동실무단 약정 체결 예정
약정 체결 한 시간 전에 돌연 체결 연기 발표
美 케리·中 왕이 유엔 대북제재 담판 앞다고 전격 연기
국방부 "유엔 제재와 사드 배치는 별개, 1~2일 내 약정 체결"
  • 등록 2016-02-23 오후 3:20:05

    수정 2016-02-23 오후 3:20:05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당초 23일로 예정됐던 한·미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위한 공동실무단 약정 체결이 돌연 연기됐다. 약정체결 연기가 전격적으로 이뤄진 배경을 두고 한·미 양국이 미·중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논의를 앞두고 중국을 의식해 내린 조치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는 전날(22일) 저녁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협의체인 공동실무단의 운영에 관한 약정을 23일 오전 체결한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약정 체결 예정시간을 한 시간여 앞두고 “오늘로 예정됐던 한·미 공동실무단 약정 체결이 1∼2일 연기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미간 엇박자는 아니고 내부적으로 조율 중인 상황”이라면서 “이번 주 중으로는 공동실무단 약정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국방부는 사드의 효용성을 강조하면서 한반도 배치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미국행으로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한다. 현재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수위를 놓고 미·중 간 막바지 조율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양국 대표의 이번 만남은 사실상의 ‘최종 담판’ 성격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격렬히 반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미 양국이 속도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공동실무단 약정 체결 연기는 미국 측이 먼저 제안하고 한국 측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국방부가 “1~2일 후 공동실무단 약정 체결이 될 것”이라고 밝힌 것은 ‘희망사항’에 불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 등과 보조를 맞추려면 예정했던 것보다 기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와 한·미동맹 차원의 사드 배치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실무단 약정 체결 연기가 왕 부장의 방미와는 무관하다는 의미다.

또 문 대변인은 사드 배치 논의가 미국 측의 요구에 의해 시작된 만큼 미국이 사드 배치를 철회할 경우 우리 정부 입장은 뭐냐는 질문에 “스스로 철회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미군이 운용하고 있는 사드 미사일 발사 장면 [출처=미 국방부 미사일 방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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