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겸재 정선 ‘계상아회도’(사진=서울옥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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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 압류미술품의 베일이 경매를 통해 벗겨진다. 검찰의 의뢰를 받은 서울옥션과 K옥션은 총 235점의 압류미술품을 다음달 중순에 특별경매한다. 예상되는 추정가는 어림잡아 37억여원이다.
서울옥션은 12월 18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본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를 위한 특별경매’를 진행한다. 작품 수는 155점으로 20억여원 규모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최고의 추정가로 예상되는 조선후기 18~19세기 화가들의 화첩이다. 겸재 정선의 5폭, 현재 심사정의 3폭 등 총 16폭의 그림이 담겨 있다. 이중 정선의 ‘계상아회도’는 우뚝 솟은 산과 굽이쳐 흐르는 계곡의 모습을 시원한 구도로 풀어낸 수작이다. 한국 근·현대미술품 중에는 이대원 화백의 ‘농원’이 눈에 띈다. 오랜 기간 전 전 대통령 자택에 걸어뒀던 작품이다. 미국 신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데이비드 살르의 유화와 ‘생동하는 미술’이라는 뜻의 ‘아르비방’(art vivant) 작가군에 속한 권여현·김근중 등의 작품도 있다. 프리뷰 전시는 12월 6일부터 11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점 호림아트센터 1층, 14일부터 17일까지 평창동 본사에서 열린다.
이보다 한 주 앞서 K옥션에선 12월 11일 서울 신사동 본사에서 ‘전재국 미술품 컬렉션’이라는 제목으로 경매가 열린다. 작품 수 80점에 17억여원 규모다. 서울옥션이 고미술에 방점을 뒀다면 K옥션에는 근·현대미술품이 더 많다. 가장 높은 추정가 작품은 김환기 화백의 ‘24-Ⅷ-65 사우스 이스트’다. 4억 5000만~8억원이 예상된다. 이밖에도 이응노·변종하의 회화, 박종배·노상균의 조각, 전두환·김대중 전 대통령의 글씨가 포함돼 있다. 프리뷰 전시는 30일부터 12월 10일까지다. 13~17일에는 온라인 2차 경매도 진행한다.
이상규 K옥션 대표는 “두 옥션이 검찰로부터 각각 300여점씩을 의뢰받았고 이중 일부를 이번에 경매하고 나머지는 내년 3월까지 처분할 계획”이라며 “잘 알려진 작품을 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