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034220)의 승부사 역할을 맡은 정철동 사장이 올해 연간 턴어라운드(실전 반등)를 다짐했다. 정 사장은 다른 LG그룹 계열사에서도 질적 성장을 이끌며 이른바 ‘정철동 매직’을 만든 인사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집중하며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정 사장은 4세대 OLED TV 패널을 공개하며 수익성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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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는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휘도(화면 밝기)를 구현한 4세대 OLED TV 패널을 공개했다. 촛불 4000개가 켜져 있는 수준의 4000니트(nit·1니트는 촛불 한 개의 밝기)를 달성한 제품이다. 앞서 디스플레이별 휘도는 △1세대 500니트 △2세대 1300니트 △3세대 2100니트, 3000니트로 이번에 개선 폭이 더 크다.
지난해부터 OLED로 체질 개선에 나선 LG디스플레이는 4세대 OLED TV 패널로 주도권을 잡겠단 전략이다. 올해부터 OLED 사업에서 본격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인데, 이를 통해 연간 턴어라운드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양산하는 최상위 라인업에 해당 패널을 탑재해 프리미엄 TV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4세대 패널을 탑재한 인공지능(AI) TV는 직전 세대에 비해 색 표현력도 40% 향상됐다. 파도가 치는 영상에선 물보라의 물방울 하나하나가 섬세하게 구현됐고, 유럽의 한 트램에 탑재된 LED 불빛에선 점처럼 보이는 전구가 뭉개지지 않고 보였다. LG디스플레이의 특수 필름 덕분에 낮에도 화면에 소파가 비치지 않고 밤하늘 영상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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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실적 개선을 현실화했다. 정 사장의 취임 1년 만에 나온 것으로 OLED 사업에 집중한 체질 개선의 결과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831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이전에 몸담았던 LG이노텍을 비롯해 계열사의 질적 성장을 이끌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LG디스플레이 사장으로 취임하며 회사의 적자 구조를 개선할 구원투수로 등장한 인물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부터 OLED 전환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원가 절감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연간 흑자 달성 기대를 걸고 있다.
변화를 위한 적기는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함을 담았다. 여기에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으로 LG디스플레이만의 차별적 가치를 담아 OLED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의 추격이 거센 상황 속에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비책이기도 하다.
마지막 키워드로 정 사장은 고객과의 신뢰를 언급했다. 고객이 원하는 걸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모르고 있는 니즈까지 먼저 찾아 제안하겠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디스플레이가 공급 과잉에 시장 침체로 경쟁이 굉장히 심하다”며 “고객으로부터 선택받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했다.
올해 업황은 지난해처럼 글로벌 경기 침체로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정 사장은 ‘기본’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LCD 시장에선 중국 업체들이 미니-LED 등으로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격 경쟁력을 선보이고 있어 OLED 사업 확장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는 “1년간 성과 개선을 위해 개발이나 기본적인 역량에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다”며 “올해도 AI 등 그 기회가 현실화되기 쉽지 않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