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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 수는 2022년 528만명에서 2023년 521만명으로 7만명(1.3%) 감소했다. 하지만 이 기간 사교육비 총액은 26조원에서 27조1000억원으로 4.5% 상승했다. 사교육비 증가율을 물가상승률(2023년 기준 3.6%) 내로 묶겠다던 교육부 목표치를 훌쩍 넘어선 결과다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역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초·중·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5.8% 올랐다. 사교육 참여 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1인당 55만3000원으로 같은 기간 5.5% 상승했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교의 사교육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전체 학생 조사에선 고교생 사교육비(49만1000원)가 전년보다 6.9%가, 사교육 참여 학생 조사에선 고교생(74만원)이 전년 대비 6.1%의 증가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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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목별 사교육비 지출은 영어가 12만8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학 12만2000원, 국어 3만8000원 순이다. 사교육 참여 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통계에서도 영어가 24만8000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수학(23만3000원), 국어(14만7000원)가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2017학년도 수능부터 영어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했음에도 불구, 영어 사교육비 비중이 여전히 크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영어를 조기에 완성하려는 수요 탓으로 분석한다. 절대평가라 다른 학생 점수와 관계없이 90점 이상이면 1등급을 받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영어의 경우 수능 1등급 실력을 조기에 마스터한 뒤 다른 과목을 학습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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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올해 2학기부터 전면 시행될 늘봄학교 정책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늘봄학교는 초등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통합, 초등학생 자녀를 최장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돌봐주는 정책이다. 이번 1학기 때는 전국 2741개 초등학교에서 운영하지만 내년에는 전체 6175곳 초등학교로 확대된다.
이번 사교육비 통계에서도 ‘맞벌이’ 가정의 지출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맞벌이 가구의 1인당 사교육비는 월 45민9000원, 아버지 외벌이 가구는 42만9000원, 어머니 외벌이 가구는 28만8000원이다. 방과 후 ‘학원 뺑뺑이’ 등을 줄이려는 취지로 도입되는 늘봄학교가 정책 효과를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배동인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늘봄학교 등 관련 정책이 3월 이후 본격 시행되는 것들이 많아 올해는 제대로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올해 조사해 내년에 공개하는 2024년 사교육비 통계에선 완화된 수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