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체크인 대기만 1시간"..소비자 불편 아랑곳 않는 특급호텔

특급호텔 주말마다 ‘만실’…체크인 전쟁 벌어져
메시지라도 주면 다행…최소한 대기장소 없는 곳도 다수
코로나 방역에도 부정적…호텔 이미지도 손상
비대면 셀프 체크인 등 디지털 투자해야 지적
  • 등록 2021-12-02 오후 3:11:52

    수정 2021-12-02 오후 9:06:15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지난달 27일 오후 3시 용산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 숙박을 위해 방문한 A씨 가족은 체크인을 하기 위해 한 시간 이상 로비에서 줄을 섰다. 순번을 알려주는 메시지도 없어서 많은 사람과 뒤엉켜 대기하는 불편함을 감수했다.

▲지난달 27일 오후 그랜드 하얏트 서울 로비 전경. (사진=독자 제공)
코로나19가 발병한 지 2년이 지났지만 대부분 국내 특급호텔이 대면 체크인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호텔 업계가 고객의 편의와 안전한 방역 환경을 위해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에 국내 특급호텔은 주말(금~일) 객실 예약이 대부분 만실이다. 이러다 보니 주말에 호텔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체크인 때문에 홍역을 치른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뿐 아니라 포시즌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밀레니엄힐튼서울, 비스타워커힐서울 등 특급호텔의 모습은 비슷하다.

특급호텔은 1박에 수 십만원을 지불하고 오는 고객인 만큼 대면으로 정성스럽게 서비스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아무리 서비스의 질이 좋더라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경우에 기다리는 고객은 지칠 수밖에 없다.

이에 업계가 체크인 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비대면 체크인 서비스와 카카오톡 안내, 얼리 체크인 등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급호텔이 아예 손만 놓고 있는 건 아니다. 메시지로 대기 순번을 안내하거나 별도의 공간 등을 활용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럼에도 체크인 시간이 길다는 불만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의 최상급 호텔인 조선 팰리스는 25층 그랜드리셉션 공간에서 체크인을 진행한다. 대면 체크인을 하지만 대기하는 시간을 편하게 쉴 수 있도록 티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또 룸이 준비됐을 경우에 안내를 먼저한 후에 체크인을 추후에 진행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공식 홈페이지와 앱으로 예약한 고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익스프레스 체크인’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에 롯데호텔 공식 회원은 체크인 당일 오전에 미리 등록한 후에 프런트에서 객실 키만 받아서 수월하게 체크인 할 수 있다.

신라호텔은 로비에서 체크인 하는 고객이 1줄로만 대기하게 한다. 줄이 길어지면 대기리스트에 걸어두고 고객에게 연락을 하는 방식이다. 이외 19층에 세미라운지를 주말에만 운영해 체크인 고객을 분산해서 받고 있다.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는 고객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체크인 시간을 안내한다. 인근 현대백화점 등에서 쇼핑이나 식사를 하면서 체크인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함이다.

▲(좌)체크인 키오스크, (우)스마트도어록. (사진=파라다이스, H2O호스피탈리티)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의 경우는 키오스크를 활용한 비대면 체크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약할 때 원하는 옵션을 정하고 옵션을 바꾸고 싶은 고객의 경우에만 현장에서 대면으로 안내한다.

호텔 업계는 현재 방식의 체크인에 대한 고객 불만이 지속되는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호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스타트업 H2O호스피탈리티 관계자는 “코오롱 LSI와 최근 계약을 체결했고 다른 특급호텔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면 앱을 통해 체크인하고 스마트 도어록을 사용하기 때문에 바로 객실로 갈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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