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대용 기자] 법무부가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이웃을 구조하기 위해 불길에 뛰어든 카자흐스탄 국적 알리씨에 대해 체류자격을 변경했다.
|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지난달 23일 강원 양양군의 한 3층 원룸 화재 현장에서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구조하다가 화상을 입은 카자흐스탄 출신 알리씨.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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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알리씨의 화상 치료를 위해 체류자격을 기타(G-1)자격으로 변경해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24일 밝혔다. G-1 비자는 6개월 또는 1년간 체류가 가능한 임시비자다.
법무부는 진단서 등을 검토해 6개월짜리 치료용 비자로 발급했고, 연장이 가능해서 6개월이 지나더라도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다. 법무부는 알리씨의 치료 경과를 지켜본 뒤 의상자 지정을 받을 경우 영주권 부여도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알리씨는 지난 3월23일 밤 양양군 양양읍의 원룸 화재 현장에서 주민 10여명을 대피시켰다. 당시 알리씨는 건물 2층에 있던 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건물 외벽 배관을 타고 오르는 과정에서 화상일 입었다.
2017년 카자흐스탄에서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고국의 가족을 부양해 온 것으로 알려진 알리씨는 화재 사건 이후 불법체류 사실을 자진 신고해 다음 달 본국으로 출국이 예정돼 있었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알리씨를 한국에 머물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의 청원이 잇따라 올라왔다.
법무부는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전날 알리씨가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을 방문해 면담하고 체류자격 변경 신청서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