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중흥건설 품에 안긴 후 호텔 부지를 다른 용도로 개발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이 부지의 주 용도는 호텔인 만큼 아파트나 오피스 등으로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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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건설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047040)은 최대주주가 중흥그룹으로 바뀐 후 100% 자회사인 송도 쉐라톤호텔의 매각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관광객이 급감해 호텔 가치가 저평가된 만큼 향후 호텔을 적정 가격에 팔 수 있을 때까지 시기를 미루기로 한 것이다.
앞서 KDB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최대주주였을 당시 송도 쉐라톤호텔 매각을 추진했었다. 송도 쉐라톤호텔이 장기간 적자로 재무사정이 좋지 않았던 만큼 대우건설 매각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송도 쉐라톤호텔은 센트럴파크를 바라보는 5성급 호텔로 국제업무단지 내 위치해 있다. 지하 3층, 지상 23층, 연면적 5만3147.37㎡(321실) 규모다. 다만 이 호텔은 지난 2009년 개장한 후 지속적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자본총계는 자본금(회사를 세울 때 든 돈)과 이익잉여금(회사가 벌어서 남긴 돈)을 합쳐 계산한다. 만약 회사 당기순손실이 커져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가 되고, 자본총계가 자본금 밑으로 떨어지면 자본잠식 상태다. 쉽게 말해서 주주들이 투자한 금액까지 회사가 축내고 있다는 뜻이다. 적자가 더 늘어나서 자본금을 완전히 잠식하고 자본총계가 마이너스가 되면 이를 ‘완전자본잠식’이라고 한다. 모든 자본을 다 합해도 부채가 더 큰 상태가 된 것이다.
송도 쉐라톤호텔은 유상증자로 자본금을 확충해 지난 2020년 말 완전자본잠식을 벗어났다. 하지만 결손금은 2020년 말 548억원에 이어 2021년 말 582억원으로 더 불어났다.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1359%로 1000%를 넘어섰다.
게다가 코로나19로 호텔산업이 직격탄을 맞았고, 조건이 맞는 원매자도 나타나지 않아 송도 쉐라톤호텔 매각은 한동안 중단됐다. 이후 대우건설 최대주주가 KDB인베스트먼트에서 중흥그룹으로 바뀌자 송도 쉐라톤호텔 매각 카드를 접었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청 “호텔만 짓도록 계획”…규제 풀면 ‘특혜’ 문제
한편 중흥그룹이 송도 쉐라톤호텔을 헐고 다른 거주용이나 상업용 부동산으로 개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관할 지방자치단체(지자체)인 인천 경제자유구역청에 확인한 결과 호텔 외 시설을 짓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쉐라톤호텔 부지 근처에 송도 컨벤시아 등 국제행사를 하는 곳이 많아서 해당 부지의 주 용도를 호텔로 지정하고 있다”며 “민간기업이 적자가 난다는 이유로 (아파트 등을 지을 수 있게끔) 도시계획을 바꿔달라고 해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편의점, 오피스 등 다른 부대시설이 일부 들어올 수는 있어도 건물의 주 용도는 호텔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중흥그룹이 호텔을 허물고 수익이 날 만한 다른 용도의 부동산으로 개발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호텔만 지을 수 있도록 도시계획을 세웠는데 영업 부진을 이유로 다른 시설을 짓도록 허가해주면 해당 기업에 대한 특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송도 쉐라톤호텔은 대우건설 자회사라서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