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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9월 말 달러예금 잔액은 약 531억7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달인 8월 말(612억8600만달러)보다 13.23%(81억1300만달러) 감소한 수치로, 한화로 따지면 11조원 이상(환율 1362원 기준) 줄었다. 이는 올 들어 잔액 기준 최저치이자, 감소폭으론 가장 크다.
올해 달러예금 잔액은 변동폭이 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680억5300만달러였던 잔액은 2월말 기준으로 한달 만에 59억달러가량 감소한 621억5600만달러를 기록한 뒤, 3월말 628억5100만달러로 소폭 증가했다. 다시 4월말 574억630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가 5월(607억5400만달러), 6월(588억5300만달러) 증감을 반복했다. 7월(635억5500만달러) 이후엔 2개월 연속 감소세다.
최근 달러예금 잔액 하락세는 ‘환차익 현실화’에 기인한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달러값이 고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달러를 팔고, 엔화 등 다른 투자처에 발길을 돌린 투자자가 많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추석 연휴 전후로 나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행보가 킹달러(달러 초강세)를 부활시키면서 분위기가 다시 한번 ‘달러 사재기’로 반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일 원달러 환율은 연고점을 돌파하며 장중 1362원대를 터치했다. 전날 미국 달러는 연준의 매파적 발언과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변동성 큰 장…개인 투자자 신중해야”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달러 강세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며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끝난다고 하더라도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달러 강세가 쉽게 꺾일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달러값 상승을 예상하면서도, 신규 투자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미 환율이 1360원대로 훌쩍 뛰었고 변동폭 역시 커진 상태라, 개인 투자자가 달러 자금을 적절히 운용하기엔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아시아 통화 중 유독 원화가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환율 1차 저항선을 1400원, 2차 저항선을 1450원대로 보고 있다”면서도 “현재는 환율 레벨과 변동성이 꽤 높아진 상태라, 개인 투자자가 환차익 실현을 위해 신규로 달러예금에 들어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