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부(박옥희 부장판사)는 14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특수협박, 감금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피고인 A(25)씨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A씨는 지난 7월 여자친구였던 B(20)씨를 구리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5일간 감금한 혐의를 받는다. 또 A씨는 B씨의 머리를 바리캉으로 깎거나 폭행을 하고, 성폭행을 저지르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은 혐의도 있다.
이날 A씨 측은 검찰이 공소 제기한 내용 중 폭행 일부만 인정했다. A씨의 변호인은 “공소 내용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며 “B씨가 스스로 오피스텔에 머물러 감금이 아니고 합의해 성관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휴대전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재판을 방청하던 B씨의 아버지는 A씨의 변호인을 향해 “그러면 안 된다”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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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1년 반 전 카페에서 우연히 만났고, A씨가 B씨에게 호감을 표시하면서 교제를 시작하게 됐다. A씨가 돌변한 건 올해 들어서부터다. A씨는 B씨가 연락되지 않으면 하루 평균 카카오톡 메시지 300개, 전화 20통을 남기는 등 집착을 보였다.
A씨는 B씨가 다른 사람들과 연락한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B씨의 휴대폰을 몰래 빼돌려 사설 포렌식 업체에 맡기기도 했다.
B씨는 “갑자기 ‘열 받는다’고 하면서 목을 졸라 기절한 적도 4번 정도”라며 “수시로 폭행했고, 피하면 더 많이 맞았다. 하루 한 번씩 성폭행도 당했다”고 밝혔다. B씨를 나체 상태로 무릎을 꿇게 한 뒤 카메라로 촬영해 “잡히는 순간 유포할 거다. 경찰이 절대 못 찾게 백업해놨다”고 협박했다.
이후 B씨는 A씨가 잠든 틈을 타 부모에게 “살려달라”고 문자를 보냈고, 부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7월 11일 가까스로 구조됐다.
A씨는 “4박 5일 동안 수모와 가스라이팅을 당하면서 마치 내가 잘못한 것 같았다”며 “피해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적도 있다”고 불안해했다. 변호사와의 면담에서도 A씨는 불안으로 과호흡을 호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