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다사다난했던 2024년, 공연계 또한 기쁜 일과 슬픈 일이 가득했다. 한국 공연예술의 저력을 보여주는 반가운 소식이 이어졌지만, 거장들의 잇따른 별세 소식은 많은 이를 안타깝게 했다. 공연 도중 관객의 불편을 사는 사건 사고도 벌어졌다. 올해 공연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주요 뉴스를 정리했다.
임윤찬·진은숙 등 외국 주요 클래식 상 석권 | 2024 그라모폰상 피아노 부문과 ‘올해의 젊은 예술가’ 부문을 수상한 피아니스트 임윤찬. (사진=유니버설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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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영국과 프랑스를 대표하는 클래식 상을 휩쓸며 명실상부 세계가 주목하는 연주자임을 증명했다. 임윤찬은 데카 레이블 데뷔 앨범 ‘쇼팽: 에튀드’로 지난 10월 영국의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 피아노 부문과 특별상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 피아니스트의 최초 그라모폰상 수상이었다. 11월에는 프랑스 클래식 음악 전문지 디아파종이 주최하는 ‘올해의 디아파종 황금상’ 시상식에서 젊은 음악가 부문을 차지했다. 작곡가 진은숙은 ‘클래식 음악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아시아인 최초로 받았다.
K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브로드웨이 입성
| ‘위대한 개츠비’ 미국 뉴욕 공연 사진(사진=오디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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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뮤지컬의 오랜 꿈인 뮤지컬 본고장 미국 브로드웨이 진출이 현실이 됐다. 공연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단독 리드 프로듀서를 맡은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는 지난 4월 25일 뉴욕 브로드웨이 씨어터(Broadway Theatre)에서 정식 개막해 현재까지 순항 중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기준 총 매출액 4568만 7246달러(약 673억 3400만 원)에 객석 점유율 92.88%를 기록 중이다. 제77회 토니상 의상상도 수상했다. ‘위대한 개츠비’는 내년 4월 영국 웨스트엔드 진출을 확정했고 한국 공연도 추진 중이다.
김민기·오현경·임영웅 등 거장들의 영면 |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민기 학전 대표의 빈소. (사진=학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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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 거장들이 세상과 작별을 고했다. 노래 ‘아침이슬’의 주인공이자 소극장 학전(學田)을 이끌어온 김민기 대표는 지난 7월 21일 73세의 일기로 타계했다. 고인은 ‘배움의 밭’이라는 뜻의 학전을 통해 한국 문화예술계에 씨앗을 뿌리고 이를 키워왔다. 자신을 ‘뒷것’이라고 부르며 남들 앞에 나서지 않고 후배들을 묵묵히 지원해왔다. “연극배우에게 은퇴는 없다”며 노년에도 무대를 꾸준히 찾았던 원로 연극배우 오현경은 지난 3월 1일 향년 88세로 세상을 떠났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국내에 소개한 임영웅 극단 산울림 대표도 지난 5월 7일 향년 89세로 타계했다.
‘토스카’ ‘투란도트’ 등 오페라 파행 사태 | ‘어게인 2024 투란도트’의 한 장면. (사진=투란토드문화산업전문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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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에서 유독 관객 불편을 야기하는 사건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9월 서울시오페라단 ‘토스카’에서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가 공연 중간 다른 성악가의 앙코르에 항의하며 공연 도중 무대에 난입하고 커튼콜에 등장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선보인 대형 오페라 ‘투란도트’도 시끄러웠다. 10월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공연한 아레나 디 베로나 프로덕션 ‘투란도트’는 공연장 소음 문제와 객석 통제 미흡으로 환불 요청이 빗발쳤고, 지난 22일 코엑스에서 개막한 ‘어게인 2024 투란도트’는 연출가·지휘자와 제작진의 의견 충돌로 파행이 빚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