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일반 가정과 소상공인, 뿌리기업은 올여름(6~9월) 전기요금을 2~6개월에 걸쳐 나눠서 낼 수 있게 됐다.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올 6~9월분 전기요금에 한해 분할납부 제도를 확대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한전은 지난해도 직접 계약관계를 맺은 주택용 고객(일반 가정)에 대해 여름철 전기요금 분할납부 제도를 시행했는데, 올여름에는 이를 아파트처럼 한전과 직접 계약하는 대신 관리비에 포함해 내는 가구와 소상공인, 뿌리기업으로 확대했다.
|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서울 용산구 한 주택가에 설치된 전력량계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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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 올여름 전기요금 분할납부 제도를 확대 시행하는 건 최근 가파르게 오른 전기요금이 자칫 올여름 ‘냉방비 폭탄’이 돼 각 기업·가정에 충격을 주는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올여름은 각 가정·기업의 전기요금 부담이 큰 폭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와 한전이 지난여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30%가량 올렸기 때문이다.
국내 전력 공급을 도맡은 공기업 한전은 원가 급등 부담을 짊어지느라 지난해 32조6000억원이란 사상 초유의 적자를 냈다. 주요 발전연료인 가스·석탄 가격은 재작년 말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해 한때 예년대비 2~3배 이상 급등했었다. 정부가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을 승인하고, 한전도 각종 비용 절감 계획을 추진 중이나 올 들어서도 원가 이하에 파는 상황이 이어지는 중이다.
기업·가정이 한전에 분할 납부를 신청하면 익월 부과 요금의 절반만 내고 나머지는 2~6개월 범위 내에서 나눠낼 수 있다. 요금 자체를 깎아주는 건 아니지만, 비용 부담이 특정 월에 몰리는 건 막겠다는 것이다. 통상 전기 사용량은 여름이 지나면 다시 줄어든다.
희망 기업·가정은 6월부터 한전이 운영하는 앱 ‘한전:ON’이나 각 아파트·상가 관리사무소를 통해 이를 신청하면 된다. 단, 소상공인과 뿌리기업은 자격 여부 확인을 위해 각각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과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에서 확인서를 받아 한전에 제출해야 한다.
한편 한전은 이와 함께 오는 7일부터 전기 사용량을 과거 2개년보다 일정량 이상 줄인 가구에 1킬로와트시(㎾h)당 최대 100원을 돌려주는 에너지캐시백 참여 희망 가구도 받는다. 각 가정이 전기 사용 절감으로 요금 부담을 줄이는 걸 독려하자는 취지의 인센티브다. 아파트단지도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사무소를 통해 신청 가능하다.
한전은 또 예년과 마찬가지로 에너지 취약가구에 대해선 이번 요금 인상분을 적용하지 않은 채 각종 할인제도를 통해 지원한다. 정부 역시 취약가구를 대상으로 지급하고 있는 에너지 요금 쿠폰 ‘에너지바우처’ 한도를 최근 4만3000원으로 늘린 채 대상 가구의 신청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