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2강 美 시장 성과 가시화…반등 노린다

LG생건·아모레 1분기 북미 매출↑
현지 기업 인수·이커머스 진출 시너지
中 의존도 낮추고 북미 시장서 활로 모색
올해 추가 M&A 추진 가능성 높아
  • 등록 2023-05-08 오후 4:48:03

    수정 2023-05-08 오후 4:48:03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K뷰티 대표기업 LG생활건강(051900)아모레퍼시픽(090430)이 북미 시장에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북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왼쪽)과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사장. (사진=각사)
8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지난 1분기 기준 북미 매출은 136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 성장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북미 시장 매출은 6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사업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은 양사가 코로나19 전후로 본격적으로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9년 미국 화장품업체인 ‘더 에이본 컴퍼니’를 인수한 이후 2020년 피지오겔 아시아·북미 사업권, 2021년 미국 하이엔드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 폭스를 보유한 ‘보인카’, 2022년 4월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뷰티 브랜드 ‘더크렘샵’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북미 시장 유통 채널 다각화·현지화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지난해 북미 매출은 5775억원으로 전년(5163억원)대비 11.9%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대표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을 필두로 지난 2010년 설화수, 2014년 라네즈, 2017년 이니스프리 등을 순차적으로 진출하며 북미 시장 내 입지를 구축해왔다. 지난해 미국 하이엔드 뷰티 시장 공략을 위해 클린 뷰티를 앞세운 미국 스킨케어 브랜드 ‘타타 하퍼’의 운영사 ‘타타 내츄럴 알케미’를 1681억원에 인수했다. 특히 세포라와 같은 오프라인 채널과 아마존 등 이커머스 중심의 영업 기반을 동시에 확장한 결과 지난해 북미 시장 매출은 1814억원으로 전년(989억원) 대비 83%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라네즈, 이니스프리, 설화수 브랜드의 경우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출이 동시에 성장했다”며 “특히 아마존 매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세포라에서 라네즈와 이니스프리의 활약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양사가 북미 시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 소비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전체 실적 부진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의 1분기 전체 해외 사업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7% 감소한 5002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중국 매출은 같은 기간 14.1% 감소한 1931억원이다. 아모레퍼시픽도 중국 매출이 절반에 이르는 아시아 매출이 275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7% 하락했다.

양사는 올해도 북미 사업 확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LG생활건강은 지난 1월 글로벌 기업 아마존과 스타벅스 등에서 다양한 직무를 경험한 문혜영 부사장을 미주사업총괄로 영입했다. LG생활건강은 아마존에서 ‘LG 뷰티위크’를 개최하고 프리미엄 제품들을 선보이는 등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LG생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대내외 경제 여건과 유통 환경의 변화에 따라 북미 사업 전반을 재정비하는 과정에 있다”며 “(문 부사장 영입에 따라) 북미 지역의 사업 역량과 운영 체계를 강화하고 현지 시장과 고객 특성에 맞는 브랜드와 사업 간의 시너지 확보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현지 유망 뷰티 기업 추가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성장 동력을 키워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북미 시장은 중국 시장과 비슷한 규모지만 아직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장”이라며 “K팝과 콘텐츠 경쟁력과 함께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동시에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시류를 잘 타다 보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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